11월 13일 [同日]

소모관 천안군수가 보고합니다. 본 진영의 규칙(糾飭) 1명·십장 1명·병사 20명·병든 사람 1명 각각 합하여 23명이 본 군에 주둔하고 있는데, 사또의 전령을 보니 해당 규칙에게 명령을 보내는 것으로, “병사 20명을 거느리고 길을 재촉하여 밤낮없이 빨리 돌아오라”고 하였습니다. 마땅히 출발시켜 보내되 시각을 지체하지 않아야 하나 모두 옷을 얇게 입어 추위를 이길 수가 없으며 병든 자가 태반이어서 행군하기가 편하지 않고 아직도 길을 재촉해 앞으로 갈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병든 병사를 진영으로 보내는 것은 이들을 어루만지고 기르는 뜻이 아닌 듯합니다. 그러니 사또께서 살펴보시고 처분하시되 그들이 그대로 머물면서 병을 조리하게 하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제(題): 잠시 주둔하여 병을 조리한 뒤에 즉시 보내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