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 공주 수촌에 사는 백성들의 등소 [同日 公州水村居民等訴]

삼가 아뢰오니 살펴주십시오. 저희 동네는 지난 8월 며칠에 비류에게 협박을 당하여 울부짖으며 그 무리로 들어갔습니다. 지난달에 일본 병사들이 밤에 왔을때 3명이 살해되고 21명이 체포되어 옥에 갇혔는데, 조사를 마친 뒤에 진실로 동도를 배신할 것이라고 하여 놓아 주었습니다. 주력부대가 여러 날 머물러 있었는데 작은 정성이라도 바칠 것이 없어서 우리 동네에서 백미 2석 20두를 이에 감히 거둬 바치오니, 엎드려 빌건대 참작하여 헤아리신 뒤에 만분의 일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천만 다행이겠습니다.

제(題): 당초에 동학에 물든 것은 부득이해서였고, 지금 귀화하였으니 그 실상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번 군대의 난리를 겪은 뒤인데도 이렇게 넉넉히 바쳐 도와주니 백성들의 마음을 볼 수 있다. 이를 전해 보고할 것이고 백미는 숫자대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