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6일 [同日]
별군관 겸 의병소모획(兼 義兵所謀劃)이 보고합니다. 아산 남창리(南滄里)에 머물고 있는 박화서(朴和西)란 놈은 본디 비류로 그 힘을 빙자하여 행패부리는 것이 견줄만한 짝이 없을 지경입니다. 이달 16일에 별군관 정용묵(鄭容黙)이 마침 이 마을을 지나가자 박가란 놈이 각별히 멋대로 나와 크게 말하기를, “너도 의병의 한 사람이냐?”라고 하며 셀 수 없이 마구 때려 죽을 지경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의병소에서 잡아 분수에 어긋난 짓을 한 죄를 징계하고 타일러서 돌려보냈습니다. 그리고 이달 22일 밤에 아! 저 박가란 놈이 몰래 불을 지르려다가 발각되어 체포될 때 박가 놈이 힘껏 도주하여, 쫓아가 잡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후환은 틀림없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즉시 의병을 출동하여 총살하게 하여 뒷날의 폐단을 막게 하였습니다. 운운.
제(題): 《박화서의》죄는 총살에 합당하다. 마땅히 위로 보고하여 전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