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8일 [同日]
서산에 머무르고 있는 순무영 선봉진 별군관이 보고합니다. 이달 13일에 태안 백화산(白華山)에 비류가 진을 친 일을 달려가 보고할 때에 괴수 유규희(兪圭熙)·최성서(崔聖西)·최성일(崔聖一)·안순칠(安順七)·피만석(皮萬石) 등 5놈은 죄상을 열거하고 잡아서 압송하였습니다. 태안과 이곳 경내에는 비록 비류가 모여 있지 않으나 저들의 흉악한 화를 입어 온 마을에 사는 백성들이 생업을 잃고 흩어졌기 때문에 즉시 각 면리에 명령을 내려 집으로 돌아오게 하였으며, 백성의 마음을 정돈시키고 습성을 고쳐 귀화하게 하여 제각기 안정된 마음으로 본업에 충실히 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난을 일으킨 괴수를 세세히 조사하여 하나하나 잡아 법대로 처치하고, 《동학농민군을》따른 약간의 무리는 죄의 경중을 가려 별도로 징계하고 풀어주었습니다. 죄인의 목록을 책자로 작성하여 올리거니와, 괴수를 섬멸하여 다시는 싹이 나지 않도록 잇따라 뒤좇아 잡는 사이에 날짜가 저절로 어긋나고 늦어져서 그 시행됨이 대단히 송구하고 민망합니다. 이러한 사정을 아울러 보고하니 처분해주십시오.
제(題): 상부에 보고하겠다. 책자는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