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5일 [同日]
좌선봉진이 보고합니다. 방금 도착한 행 담양도호부사의 보고 내용에, “방금 도착한 공문 내용에 의하면 ‘붙잡은 비류의 접주 이가(李哥)·국가(鞠哥)는 바로 《동학농민군의》거괴이다. 칼을 씌우고 쇠사슬을 매어서 본 고을 담양도호부의 옥에 가둔 뒤에 죄인을 심문하여 공초를 받아 기록하여 급히 보고할 것이며 획득한 군물품과 조총 10자루는 순창 소모 중군 신기찬에게 물어보고, 5자루씩 두 읍의 의병소에 나누어 주어 쓰게 한 후에 일의 형편을 급히 보고하라’하였습니다.
그 사이에 대일본의 주력부대 병력이 담양부로 들어오는 일에 닥쳐 각각의 죄인을 심문하여 공초를 받는 일을 마치지 못하다가 이제야 겨우 보고 드립니다. 아울러 이달 초 3일 주력부대가 담양부로 들어온 때에 순창의 의병 중군 신기찬과 군관 임민학이 그 곳의 병사 150명과 옥과 부의군 100명을 거느리고 약속한 기일보다 먼저 도착하였습니다. 별군관 황범수·이지효·이선과 본부의 의병장 구상순, 수성군 통령 박동진·국치열, 작대 별장 국의열 등이 꾀를 합치고 있는 힘을 다하여서 본부의 수성군 가운데 300명을 출동시켰습니다. 이 군대를 별도로 정한 부교가 거느리고 비류의 거괴인 이장태를 체포하여 그 맹위를 떨치던 기세를 먼저 꺾었습니다. 백성과 고을의 일을 생각하면 진실로 천만다행입니다.
같이 잡힌 죄인 가운데 국문보·김희완 두 놈은 전에 이미 진영으로 압송하였으며, 괴수 이장태는 어제 대일본의 주력부대가 담양부로 들어왔다가 떠날 때에 압송하여 갔습니다. 나머지 여러 놈들은 주력부대가 말하기를, 주력부대가 ‘이곳 읍에서 죄의 경중을 나누어 처리하라’고 하였으나 아울러 굳게 가두고 심문하여 공초를 받은 후에 책자로 작성하여 위로 올립니다. 그리고 획득한 군수물품과 조총은 순창·담양 두 읍에 나누어 주었으므로 이러한 사정을 보고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장태는 바로 호남의 거괴이며, 국문보·김희완도 역시 그 고을의 괴수인데 일본 진영으로부터 압송하여 갔으며, 본영의 별군관 황범수·이지효·이선과 담양부 의병장 구상순 등은 포상과 격려의 은전이 있는 것이 합당합니다. 이러한 사정을 보고합니다.
제(題): 보고가 도착하였거니와 별군관과 의병장의 포상은 이 뒤에 마땅히 아뢰어 시행할 것이다. 1895년(乙未) 정월 초 4일 발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