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연락처
기념재단
TEL. 063-530-9400
박물관
TEL. 063-530-9405
기념관
TEL. 063-530-9451
Fax.
063-538-2893
E-mail.
1894@1894.or.kr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사료 아카이브 로고

SITEMAP 전체메뉴

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순무선봉진등록 巡撫先鋒陣謄錄
일러두기

12월 20일 [二十日]

행 진도도호부사(行 珍島都護府使)가 보고합니다. 방금 사또의 비밀 공문이 도착하였습니다. 수성장 조용기(曺龍奇)는 지체 없이 압송해야 마땅하지만 이번 소요를 한번 겪은 이후로 본부의 경내에는 비류들이 모여서 못된 짓을 하는 곳이 없다는 사정은, 삼가 생각하건대 이미 밝게 살피시어 훤히 아실 것입니다. 간혹 어리석은 백성들과 우매한 사내들로서 목숨을 핍박당할까 다른 곳으로 나갔다가 위협을 당하였던 자는 이미 이번 봄에 여러 차례 깨우치는 분부를 받잡고 모두 각자 귀화하여 본업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고군내면(古郡內面) 내동리(內洞里)의 손행권(孫行權)이란 자는 올해 7월 어느 날엔가 이번 난리에 참여한 두려움 때문에 해남 땅으로 도망하였다가 이미 돌아와 안도하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면(面) 석현리(石峴里)에 사는 김수종(金秀宗)이 손행권에게 사악함이 물들어 움집에서 날마다 주문을 왼다는 소문이 들리므로 손행권·김수종 두 놈을 저번에 이미 잡아 가두었는데 저간에 속이고 미혹한 정황과 거짓말을 누차 더욱 엄히 심문하였으나 오로지 스스로를 비호하는 계책에 급급하여 핑계 댈 뿐 끝내 사실을 자백하지 않아 우선 둘 다 엄히 가두어 놓았습니다.

성을 지키는데 드는 비용이라고 공연히 핑계대고 규정 외로 거두었다는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사가 8월 14일 부임한 뒤로 거듭된 흉년으로 쇠잔한 지역에서 베풀었다는 계책이란 고작 포수 몇 십 명으로 방비한다는 소리만 과장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달 초에 순영과 병영의 공문으로 인해 민간의 장정을 더 징발하여 비로소 수성군이라는 명목을 설치하였는데 온 고을의 여론이 “만일 조용기가 아니라면 달리 주장하여 감당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 하기 때문에 조용기를 임명하여 시행하였습니다. 그리고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조처는 형편이 부득이하여 받아서 보관해둔 1893년(癸巳) 대동미(大同米)로써 관아의 뜰에서 날짜를 계산하여 내주어, 간악한 짓을 하거나 숨기는 단서가 없도록 하였습니다.

비류의 죄를 참작하여 처리한 일은, 올해 7월 어느 날 본 고을 진도부의 조도면(鳥島面)에 사는 괴수 박중진(朴仲辰)이 영광·무장 등지에서 무리를 불러 모아 배를 타고 와서 쳐들어와 성을 공격하여 죽이고 약탈하고 무기를 빼앗고 이어서 촌락으로 가서 불을 지르고 재산을 부수며 백성의 물건을 약탈함에 끝 간 데가 없었기 때문에, 여러 백성들이 일제히 모여 저 괴수 몇 놈을 붙잡았는데, 잡아서 옥에 가둔 지가 여러 날이 되자 실낱같은 목숨을 스스로 끊은 것입니다. 그 외에 비류를 참작하여 처결한 일은 달리 없습니다.

지금 삼가 준엄한 공문을 받고서 만 가지로 송구함을 가누지 못하겠습니다. 여러 사실은 이미 이와 같이 훤히 드러나 덮을 수가 없으며, 방비하는 것이 급선무인지라 진실로 잠시도 자리를 비우기가 어려우며 부사 또한 여러 달 병든 몸으로 책임을 다할 형편이 되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이러한 사정으로 감히 보고 드리오니, 잔약한 지역의 뜻하지 않은 일에 대비하는 정사(政事)를 특별히 살펴 주십시오. 앞서 말한 수성장 조용기를 압송하라는 일은 분간하여 처분해주시는 것이 어떠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보고 드립니다.

제(題): 거괴 이외에는 설혹 《동학농민군을》억지로 따른 자가 있더라도 지금은 이미 귀화하여 온 경내가 편안하다면 어찌 조정의 본뜻을 받든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조용기는 그가 범한 죄가 없는데도 어찌 탐문에 걸려든[入廉] 죄상이 이처럼 낭자한가? 이미 성을 지켜 보호하였다고 말하니 특별히 보류하거니와 다시 혹 소문이 들리면 단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각별히 타일러 단속할 것이며, 손행권·김수종 두 놈은 읍에서 형률에 따라 결정하여 처리한 후에 보고하라.

이 페이지에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을 반영하는 재단이 되겠습니다.

56149 전라북도 정읍시 덕천면 동학로 742 TEL. 063-530-9400 FAX. 063-538-2893 E-mail. 1894@1894.or.kr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북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