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연락처
기념재단
TEL. 063-530-9400
박물관
TEL. 063-530-9405
기념관
TEL. 063-530-9451
Fax.
063-538-2893
E-mail.
1894@1894.or.kr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사료 아카이브 로고

SITEMAP 전체메뉴

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순무선봉진등록 巡撫先鋒陣謄錄
일러두기

12월 20일 [同日]

전라도 진도 감목관(珍島監牧官)이 보고합니다. 사또께서 도끼를 짚고 [杖鉞] 행차하던 날, 목장의 모양이 거의 외형조차도 남아 있지 않은 것을 백성들이 하소연하고 면전에서 여쭈어 이미 속속들이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본 목장은 본디 탄환처럼 작은 지역으로 거듭해서 심한 흉년을 만나고 여러 차례 비류의 침탈을 겪어서 열 집이면 여덟아홉 집이 굶주리고 있습니다. 목관이 부임지에 도착한 것이 9월 18일이었는데 지금 일의 형편을 돌아보건대 관(官)은 관대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아전은 아전대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은 다만 거듭되는 흉년 때문만이 아니라 오로지 동도가 날뛰었기 때문입니다.

10월 초 10일부터 읍내와 촌마을의 민간 장정을 취합하니 그 수가 1,322명이 되어 수영(水營)과 함께 힘을 합하여 방어하였습니다. 남북으로 첫 번째 수직(守直)해야 하는 곳은 무안 경계의 사도진(沙島津)이며, 두 번째 수직은 원문(轅門)의 좁은 입구를 방어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얼굴이 누렇게 뜬 굶주린 [菜色] 백성들인지라 빈속으로 수직할 수가 없기 때문에 감히 아직 상납하지 않은 세곡인, 보리 53섬을 꺼내고 또한 아직 보고하여 마감하기 전인 조세, 쌀 55섬을 취하여 도합해서 나누어 주었습니다. 혹 상선(商船)을 빌리기도 하고 또 공전을 가져다 쓰기도 하였는데 쓴 돈이 모두 1,510냥입니다. 이후로도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측됩니다.

참으로 다행히 사또께서 적도를 섬멸하여서 온 도(道)가 맑게 평정되자 은택을 입은 백성들이 모두 “죽은 자가 살고, 유랑한 자가 돌아왔다”고 하며 맞이하여 구제하기를 바라나, 곧 막중한 세곡을 도로 내놓을 것을 생각하면 당장 나아갈 길이 만에 하나도 없습니다. 성을 지키는데 소용된 돈과 곡식에 대해서는 책자 2건을 작성하여 보고하오니, 사또께서 헤아려 보신 뒤에 특별히 조처하는 처분을 내리셔서 이 한 경내에 다 죽게 된 백성으로 하여금 소생하는 은택을 입게 해 주십사하는 사정입니다.

제(題): 본목(本牧)의 어려운 상황은 지난번 낱낱이 보았다. 만일 수영과 목장에서 힘을 합하여 지키지 않았더라면 그 간에 적들의 침탈과 백성의 소요를 어찌 면할 수 있었겠는가? 만일 달리 방비책을 찾았다 해도 진실로 볼 만한 것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병사가 있으면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은 군량을 지급하는 일인데, 이미 저장해둔 것이 없으면 바칠 세미는 돌려쓰는 것 또한 군제의 방도이다. 조처하는 방도는 반드시 조정의 처분이 있어야 하니 사유를 갖추어서 위에 보고하겠다. 책자 2건을 받았는데, 1건은 도로 보낸다.

주석
수영(水營) 여기에서는 해남에 둔 전라우수영을 말한다.
원문(轅門) 군영 진영의 문을 가리키는데 군문 영문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에서는 해남 우수영의 영문을 가리킨다. 우수영의 앞바다에는 화원반도와 진도 사이에 좁은 명량해협(鳴梁海峽)이 가로 놓여 있다.
이 페이지에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을 반영하는 재단이 되겠습니다.

56149 전라북도 정읍시 덕천면 동학로 742 TEL. 063-530-9400 FAX. 063-538-2893 E-mail. 1894@1894.or.kr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북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