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초 2일 [同日]

청암찰방(靑巖察訪)이 보고합니다. 방금 도착한 장성부사가 전달한 공문 내용에, “즉시 도착한 선봉진 공문에 ‘군무에 관한 공문이 얼마나 긴요하고 중요한 일이냐. 이 공문은 북창에서 장성 관가에서 부리는 하인에게 내주었는데 도로 무안참에 도착하였으니, 만약 이러한 일이 그치지 않는다면 막중한 군정의 업무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겠는가? 이 무슨 법이며 기율인가? 소홀함이 극에 달하였으니 이대로 둘 수 없다. 공문을 지니고 간 장성의 하인은 틀림없이 전달하지 않을 이치가 없으니 읍(邑)과 역(驛) 사이에서 소홀히 시행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 이에 별도의 공문을 뒤에 첨부하니 역과 읍에서는 각각의 담당자를 서로 바꾸어 가두고 저간의 곡절을 상세히 조사하여 급히 보고하되, 아울러 공문을 주고받아 시행하라. 청암역의 담당자를 위로 올려 보내는 일은 조용하고 천천히 하도록 하라’고 하셨기에, 그 공문을 뒤에 첨부하여 보냅니다. 우리 장성부의 담당 아전 이양구를 잡아 보내니 귀 역의 해당 아전은 지금 가는 장교에게 즉시 압송해 보내어《좌선봉진의 말씀을》거행하도록 하십시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본 역의 담당아전 차유정은 장성부에서 온 장교에게 압송해 가게 하였고, 엄히 조사하여 급히 보고하기 위해 장성부의 해당 아전을 당장에 잡아 들여 저간의 곡절을 심문하였습니다.

그랬더니 그가 아뢰기를, “이 몸이 담당 아전이 되어서 모든 다른 공문을 전달하는데도 감히 조금도 소홀함이 없었는데 하물며 지금 군무 관련 공문이겠습니까? 지금 순무선봉 대장소에서 북창참에서 발송하여 청암역으로 가는 공문이 만약 도착하였다면 어찌 청암의 담당 아전에게 전해 주지 않고 어찌 감히 무안참으로 도로 보내어 이러한 준엄한 말씀이 이르게 하겠습니까? 시행함에 있어서 만 가지로 황송합니다”라고 고하였습니다.

대저 그 이치와 일의 정황을 생각해 보면 받아서 가지고 간 놈이 반드시 전하지 않을 이치가 없고, 시행하는 담당 아전 역시 도로 보낼 형편이 아니니 저간의 곡절이 어찌하여 그렇게 된 것인지 조사하여 알아내기가 어렵습니다. 받들어 행하는 도리에 있어 송구하고 민망함을 가누지 못하는 탓에, 이른바 장성부의 해당 관리 이양구를 굳게 가두고 삼가 처분을 기다립니다. 이러한 사정을 보고합니다.

제(題): 이는 틀림없이 공문을 가지고 간 자가 무식한 소치이다. 장성부의 담당 아전을 엄하게 신칙하고 풀어주도록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