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同日]

나주목사가 보고합니다. 방금 도착한 사또의 공문요약에 따르면, “우수영은 방어의 요충지대로서, 고용 군졸[雇卒]에 드는 비용과 장사(將士)에게 지불하는 것은 오로지 각 읍의 방번전(防番錢)에서 충당하였다. 그런데 방금 들으니 각 읍의 아전들이 현재의 소요를 빌미로 줄곧 체납한다하니 법과 기강이 있는 곳에서 어찌 이와 같은 일을 용납할 수 있겠는가? 본 부대가 지금 영《우수영》아래에 도착하여 군대를 먹이는 데 든 비용을 장차 각 읍에 분배할 것이나, 그 폐단을 생각하여 본 읍《나주목》이 우수영에 납부해야할 공전 중에서 끌어다 쓰려고 한다.

후록을 첨부하여 공문을 발송하니, 《후록에서 말한》] 돈 전부를 해당 영문에 수송하고 《돈이》도착하였다는 증빙표를 받아가라. 만일에 혹 미루고 핑계를 대어 지체하면, 마땅히 그곳 읍의 아전과 업무를 보는 공형을 병사를 시켜 압송하여 행차가 도착하는 곳으로 잡아 올려서 엄히 조치하여 독촉하여 거둬들일 수 있게 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후록 내용은, “4월 몫 259냥 1전 8푼, 5월 몫 344냥 5푼, 6월 몫 350냥 2전 6푼, 7월 몫 358냥 5전 4푼, 8월 몫 344냥 5푼, 9월 몫 157냥, 휴번전(休番錢) 409냥 4전 6푼, 10월 몫 157냥, 11월 몫 157냥, 12월 몫 157냥, 세 차례 전문(箋文) 정전(情錢) 합계 254냥 6전, 죽물(竹物) 돈 88냥. 이를 전부 합한 돈 3,056냥 1전 4푼 내에서 1,300냥은 쌀 50섬 값으로 계산하고, 실제 《바칠》돈은 1,756냥 1전 4푼이다”고 하였습니다.

후록과 공문에서 말씀하신대로 방번전은 장사(將士)에 대한 지불과 군졸[雇卒] 고용 비용으로 쓰이니, 읍에서 갖다 바치는 것을 어찌 감히 해당 달을 넘기고 해를 넘겨서 체납하겠습니까? 마련하여 납부하라는 공문을 받고서 일을 시행함에 진실로 대단히 송구합니다. 그러나 본 주《나주》는 작년 이후로부터 항상 동도가 위세를 부리며 노려보는 가운데 지금까지 성을 지켰음을 이미 속속들이 아실 것입니다. 한번 침탈당하고 나서부터 모든 공전이 자연히 수납이 늦춰져서 본 읍의 수성군이 금년 동안 먹을 군량미도 제대로 지급해주지 못합니다. 하물며 지금 대부대가 주둔하여 제공하는 것이 대단히 많으니 경비 마련에 갈등하나 별 방법이 없습니다.

공문으로 명령하시니 어려운 읍의 형편으로써 부끄럽게도 민망함을 고합니다. 번전(番錢)중에 185냥은 아무쪼록 애써서 먼저 그곳 영문으로 수송하겠습니다. 그리고 죽물(竹物) 대전(代錢)은 88냥인데 이미 그곳 이방 주창훈(朱昌勛)에게 건네준 영수증[捧標]이 있습니다. 전문 정전은 새로 만든 명목으로서 이런 때에 백성에게 거두는 것은 아마도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뜻으로 방금 그곳 영문에 논보하였거니와, 지금 읍의 형편이 어려워 마치 풀숲을 헤치고 가는 것과 같으니, 미납한 각 달 몫을 지금 깨끗이 정리하는 것은 실로 방법이 없습니다. 나머지 수량은 특별히 기한을 넉넉히 연기하여 주셔서, 비도의 소요가 깨끗이 정리된 후에 상납하라는 뜻으로 참작하여 처분해 주십시오.

제(題): 이는 실로 대단히 긴급하고 기한을 넘길 수 없는 군수물품이니, 각별히 타일러서 마련하여 놓고 다시 지시를 기다려 수송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