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문(關文) 충청감영에서 보내옴(1894년 10월 19일)
충청도관찰사가 상고하는 일입니다. 서산군수(瑞山郡守) 성하영(成夏泳)이 10월 18일 모로원(毛老院)에 머물러 잤으므로, 우리 감영에서 거느리고 있는 군관(軍官)을 보내어 길을 안내하여 지금 바야흐로 영에 도착하였습니다. 뒤좇아 안성군수(安城郡守) 홍운섭(洪運變)이 금강나루(錦江津) 가에 도착하였습니다. 지금 군사를 나누어 성하영은 다만 1소대를 이끌고 있을 뿐으로, 성하영은 비록 순무영에서 공주를 구원하라는 전령을 받았으나, 군사를 나눈 후 관할할 권한이 없습니다. 바라건대 귀선봉(貴先鋒, 순무선봉진)에서 안성군수와 영관(領官) 구상조(具相祖)에게 빨리 명령을 내려 힘을 합하여 비도(匪徒)들을 섬멸하도록 하고, 아울러 공주(公州) 경천점(敬川店)에 나아가 주둔하여 노성(魯城)에서 운반하여 온 쌀을 빼앗아 군량으로 삼도록 명령하기 바랍니다. 함께 적을 견제하여 몰아치는 형세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경천점의 백성들은 비도(匪徒)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여 날마다 관군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일 한번 군사를 머물게 하면 반드시 힘을 합칠 것입니다. 이에 공문을 보내므로 살펴서 시행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이에 이관(移關)하니, 살펴 시행하기를 청합니다.
이 관문을 순무선봉진중에 보냅니다.
1894년 10월 19일
호서겸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