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령 장위영(壯衛營) 부영관(副領官) 죽산부사(竹山府使) 이두황(李斗璜)에게 보냄 10월 20일

대진(大陣)이 남하한 지 이미 10일이나 되었는데, 겨우 금영(錦營, 충청감영)에서 보낸 이문(移文) 때문에 비로소 본진이 연기읍(燕岐邑)으로 이동하였다는 보고를 알게 되었다. 군무를 생각할 때 소홀하기가 막심하다. 진실로 마땅히 법을 살펴서 책임을 지워야 할 것이나, 본진은 이미 보고를 전할 수 있는 방법과 권한이 없으나 혹 용서될 수 있을 것이다. 연기읍에서 유성(維城)까지 40리인데, 지금 들으니 비도들이 또한 이곳에서 출몰하고 있다고 한다. 잠시 감성구(紺城口) 등으로 옮겨 주둔하여 먼저 그들이 날뛰는 폐단을 막고, 또한 호남비도(湖南匪徒)들이 따라 올라올 근심을 끊어야 한다. 적을 토벌하는 일은 고립무원이 될 염려가 있으니, 다만 금영에서 지원군 보내기를 기다려서 진퇴하라. 상황의 변화에 따라 기회를 포착하는 것은, 당장 적을 대응하는 데 달려 있으므로 멀리서 지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릇 견고하게 험한 통로를 잘 지켜서 만전의 대책으로 삼고, 마땅히 이와 같은 뜻으로 금영에 통지하겠으니, 반드시 소상한 명령이 있을 것이다. 이를 잘 헤아려 거행하여 기회를 놓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