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령 통위영 영관과 대관에게 보냄 12월 초2일
장성읍에 있음.
이 읍에 들어와 보니, 수령이 자리를 비운 지 4개월이나 되고, 연이어 동비들의 소란(匪擾)을 겪어 그들이 당한 것이 말이 아니다. 그러나 거주하는 백성들이 안도하는 자가 많아졌고, 관속들이 모여 와서 다른 여러 읍에 비교하여 보면 의연하여 볼 만한 것이 있다. 만일 그들을 편안하게 하고 어루만져 주어 동요하지 않도록 하면 거주민이 모여들게 될 것이며, 진(陣)이 머무는 데에도 어려움이 없게 될 것이다. 이런 때에 듣건대, 병정의 무리들이 각각 관속을 한 사람씩 잡아 이리저리 끌고 다녀서 그들이 편안히 머물러 일을 거행할 수 없게 만들고 마침내 도피하여 숨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읍에 오히려 소요를 일으키고, 또한 일본 군대가 도축한 고기를 각각 한 덩어리씩 들고 가서 갑자기 비게 되었다는 소문이 낭자하여 창피하기 짝이 없다. 군사의 법제를 생각하면, 어찌 이와 같은 체모가 있겠는가? 결단코 무거운 법을 시행하지 않을 수 없다. 각 두목(頭目)들을 불러서 자세한 이유를 조사한 후 곧바로 대령하여 분부를 듣게 할 것이다. 이 전령은 게시하여 붙이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