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령 교도소 중대장 이진호(李軫鎬), 통위영 참령관 장용진(張容鎭)에게 보냄 12월 21일
해남(海南)의 비류(匪類)가 지금 이미 흩어졌으니, 본관에게 감결에 적힌 대로 빨리 각 면리(面里)에 알리도록 하여 거괴(巨魁)를 잡아다 바치게 한 연후에, 한편으로 백성들의 사정을 살펴 어루만져 위로해주고, 한편으로 죄인들을 죽이는 것이 조정(朝家)의 측은히 여기는 뜻을 받드는 것이 그러하거늘 지금 듣건대, 병정의 무리들이 마음대로 사방 마을로 흩어져 그 집에 죄가 있던지 없던지 막론하고 마을마다 침탈하고, 집집마다 수색하여, 비록 평온하고 어진 촌민이라도 편안하게 살지 못하게 하여 거의 온 고을이 텅 비게 되었다고 한다. 죄를 범한 자는 끝까지 찾아내어 귀양을 보내도 비록 족히 아깝지 않지만, 이들 양민과 강제로 귀화를 당한 자들을 돌아보건대 오히려 애달프고 애석하지 않겠으며, 이 어찌 조정의 명령을 받드는 본래의 뜻이라 하겠는가? 전령이 도착하는 즉시 해당 두목을 잡아서 엄히 조사하고 신칙하라. 만일 줄곧 고치지 않는 자는 읍에 도착한 후에 군율을 시행하여 결코 그만 두지 않을 것이다. 두려운 듯 생각하고 조심하여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며, 죄를 범한 여러 놈들은 우선 이름을 지적하여 빨리 보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