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8일 충청 감사의 공문 [同日 錦伯移文]
충청도 관찰사 겸 순찰사가 고찰하는 일입니다. 앞서 초 2일 도순무영의 초기(草記)를 보니, “별군관 이규태(李圭泰)를 선봉장으로 임명하여 통위영의 군사를 거느리고 내일 출발하여 우선 청주·공주 등지로 향하였다”라고 합니다. 지금 듣건대 귀군이 이미 수원에 도착하여 다른 곳으로 우회하면서 행군한다고 하니 과연 그런지 알 수 없습니다. 만약 이와 같다면 그 마땅한 시기를 크게 잃는 것이며, 또한 처음 보고한 의도와 맞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 영에서는 본 읍의 사정을 여러 번 보고하고 아울러 귀군이 빨리 와서 구원해 주기를 청하고 재촉하였습니다.
현재 적의 기세는 격렬하면서 급하지만 초기 엄동설한(嚴冬雪寒)에 날씨는 춥고 식량은 적어 도중에 도망치는 자가 많습니다. 만약 지금 진격하면 반드시 ≪적을≫무찌르는 공을 이룰 것이니 바라건대 지연하지 말고 밤에도 쉬지 않고 달려 와야 할 것입니다. 경리청 영관 성하영(成夏永)과 장위영 영관 이두황(李斗璜)이 지금 보은 등지에 있으면서 이미 며칠 전에 공문을 내고 동원하여 온다고 아울러 보고하였으니 조만간 도착할 듯합니다. 또 충청병영의 병정도 수백 명이나 함께 온다고 하니 만약 합세한 병사로 적을 물리치면 파죽지세와 같을 것이니, 귀군이 속히 진군할 것을 이에 공문을 보내어 번거롭게 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