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읍에 공고함 [榜示 海南邑]
읍 근처에 도착하여 여론을 들으니 몇 놈이 행패를 부린 것으로 인하여 죄가 있거나 없거나를 물론하고 모두 도주하였으니 10집에 9집이 비었다고 할 만하다. 이러한 것이 어찌 조정에서 백성들을 안정시키는 본뜻이겠는가? ≪동비의≫거괴로서 행패를 부린 자 이외에 강압에 못 이겨 가담되었다가 귀화한 자는 곧 선량한 백성이다. 아전이나 백성을 논할 것 없이 조금도 의심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곧바로 생업에 종사하여 편안히 지내도록 하라. 만일 한결같게 머뭇거리거나 회피하다가 뒤따라 체포할 때 잡히면 단연 사형[一律] 으로 시행할 것이니 속히 집으로 돌아갈 것이요, 머뭇거리다가 죄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