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남평현에 발송한 감결[甘結南平縣 二十日]
목포(木浦)는 겨우 10호쯤 되는 쇠잔한 진(鎭)으로서, 더구나 흉년까지 만나서 백성들이 지탱, 보존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본진(本陣)이 마침 이 진(鎭)에 이르러 풍랑으로 4일을 머물게 되었으니, 그 지공(支供)하는 물품은 형세상 당해 진(鎭)에서 먼저 진배(進排)해야 하고, 아직 달리 대체할 방법이 없다. 듣건대, 본현에 있는 방번전(防番錢)이 두 해 동안 걷히지 않아, 이것이 지공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폐막(弊瘼)이 되어 목포진이 온통 호소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의례히 바치는 물품을 해를 넘기도록 지체하여 이런 갈등을 빚은 것은 이미 해괴한 일이거니와, 더구나 지금 용비(冗費)가 조달될 수 있는 곳이 없지를 아니한가? 당해 진(鎭)의 미수된 방번전을 이에 후록(後錄)하여 감결을 보내니, 감결이 도달한 즉시 숫자에 맞게 내어 주도록 하라. 혹 지연시키는 일이 있을 경우는 당해 담당자를 잡아 오게 해서 엄히 징벌하는 일을 단연코 그만두지 않을 것이니, 단단히 정신 차려서 다시 독촉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