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10월 16일 수원 17면 각 방수에 전달한 훈령[傳令水原十七面各防守 甲午十月十六日]
본진이 성 안에 주재한 지 이미 여러 날이 되었다. 별도로 정탐하는 일을 힘쓰지 않은 것은 아니나, 이 경내로 말하면, 거물급 괴수들을 섬멸하여 민심이 약간 안정되었고 비적이 고개를 움츠리어, 현재는 발호(跋扈)의 폐단이 없다. 또한 방수(防守)도 엄밀하게 하므로 인경(隣境)의 비도(匪徒)들도 감히 넘보아 간사한 짓을 하지 못한다. 군무(軍務)를 생각하면 참으로 몹시 탄복할 일이다. 그러나 불측한 무리들은 반드시 깊이 도사리고 있어 순순히 귀화하기 어려울 것이니, 즉시 병정들을 풀어서 정탐, 수색하여 그들을 붙잡는 대로 크게 주륙(誅戮)을 행해야 하지만, 이처럼 약간 안정된 때에 크게 병정을 동원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에 별도로 신칙하니, 대군이 지경을 지나가지 않게 하고, 혹시 조금 소란스런 일이 있거든 별도로 단속을 가하여 항상 초멸(剿滅)의 효과가 있기를 기할 것이다. 비록 전진한 뒤라 하더라도 혹시 조금이라도 소홀히 한다는 소문이 들리면 엄한 군율이 대기하고 있으니, 각별히 조심하여 소루함이 없도록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