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2일 장성 각 면에 전달한 훈령[傳令長城各面 十二月初二日]
지금 고을 경계에 이르러 여론을 탐지하였더니, 혹은 위협을 받고 《동학에》 입도(入道)한 자도 있고, 또는 즐겨 따라 불법을 자행하는 자도 있다고 한다. 그 범죄사실에 비추어 죄를 준다면 반드시 백성들이 남아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설령 종전에는 미련한 짓을 했다 하더라도 지금 말일 귀화한다면 모두가 국가의 적자(赤子)들인데, 어떻게 함부로 베어죽일 수 있겠느냐? 그렇다면 백성들이 모두 안도하여 본업으로 돌아온 연후에야 의구심을 가지고 머뭇거릴 염려를 없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에 명백히 전령을 하노니, 이후로 마음을 고치고 얼굴을 바꾸어 각각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에 종사하도록 하라. 설령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반드시 모두 참작해서 용서할 것이다. 또 혹시 끝까지 불법을 자행하는 놈이 있을 경우는 각각 당해 마을에서 결박해 올려 보내어 법으로 처단하게 하되, 혹시라도 사사로운 정리에 끌려 숨겨준다면 이는 한 경내의 좀과 같은 것이니, 각각 단단히 마음먹고 일일이 적발하되 조금도 느슨함이 없도록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