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현감이 첩보합니다.
이 달 15일 묘시(卯時, 오전 5~7시) 쯤 발송하여 18일 오시(午時, 오전 11시~오후 1시) 쯤 도달한 순무영의 방시문 및 진문(陣門, 양호순무선봉진)의 방시문을 진서와 언문으로 번등한 뒤에 방방곡곡에 게시하였으며, 본현의 경내에 있는 비류들의 형적에 대해서는 전번에 별유관(別諭官)이 효유한 뒤에 본읍의 인민은 거개 정단(呈單)을 하고 귀화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달 초5일 4경 쯤 ‘덕산포(德山包)’라고 칭한 동도(東徒) 수천여 명이 각각 병기를 가지고 횃불을 든 채 포를 쏘면서 읍내에 돌입하여 공당(公堂)을 파괴하고 관리를 구타하며, 군고(軍庫)를 부수고 병기를 탈취하며, 따라서 백성들의 가산을 겁탈하니, 온 고을 사람들은 호곡(號哭)하며 갑자기 당한 일이라 넋을 잃고 어찌 할 바를 몰랐고, 읍내 주민들은 모두 파괴를 입었습니다.
비도(匪徒)는 이튿날 새벽에 신창(新昌) 지루동(地樓洞)으로 가서 둔취(屯聚)하였다가 근자에 대진(大陣)이 발동함을 듣고 당진(唐津), 내포(內浦) 등지로 향해 갔으니, 속히 진군하여 초멸(剿滅)해야 되겠습니다.
그 연유를 속히 첩보해야 하겠기에 이와 같이 첩정하오니, 삼가 청하옵건대 살펴서 시행하옵소서. 첩정한 대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과 같은 첩보를 양호순무선봉군문(兩湖巡撫先鋒軍門)에 올립니다.
개국 503년 10월
비류가 그처럼 날뛴다니 듣기에 매우 통탄할 일이다. 지금 내포 등지에 있는 약간의 군사를 보내나 초멸하는 방법은 우선 미리 헤아리기 어려운 일.
20일
양호순무선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