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서산군수가 첩보합니다.
23일 이인(利仁)에서 접전(接戰)하게 된 연유는 이미 치보하였습니다. 이 달 24일 순영(巡營) 근처에 있을 때 들으니, ‘정천(正川)의 비류(匪類)가 곧장 금영(錦營)으로 향하여 이미 15리 밖의 효포(孝浦)에 당도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급히 거느린 병정 1소대 및 경리청(經理廳) 대관(隊官) 백낙완(白樂浣)이 거느린 1소대를 데리고 합세해서 능치현(陵峙峴) 위아래에 주둔하여 앞길을 막았더니, 저들 동학도는 혹은 많게 혹은 적게 각각 대오를 나누어가지고 사방으로 흩어져 산으로 올라가서 상호간 포를 쏘니, 그 형세가 대단하였습니다. 고단한 병정으로는 실로 깊숙이 들어가서 초포(剿捕)하기 어려웠습니다. 어제 사시(巳時, 오전 9~11시)쯤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로 항거하고 있는데, 저들은 조금도 물러갈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공수(攻守)하는 방법에 대하여 지휘를 기다립니다.
그 연유를 첩보해야 하겠기에 이상과 같이 첩정하오니 삼가 청하옵건대 살펴서 시행하옵소서. 첩정한대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과 같은 첩보를 선봉진에 올립니다.
개국 503년 10월 25일 진시(辰時, 오전 7~9시) 행군수(行郡守) 성(成)
적의 형세는 저처럼 웅장하고 거느린 군사는 이처럼 고단하니, 어설퍼서 그릇될 염려가 없지 않다. 지금 막 지원병을 징발하고 있고 또 일본군도 파견되고 있으니, 이후로 초토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시 어제 승리한 기세를 가지고 군사들의 마음을 고동(鼓動)하고 특별히 단속을 가하여 항상 초멸(剿滅)하는 방법이 있도록 할 것.
27일
양호순무선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