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접전(接戰)한 것은 후회를 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당초에 거의(擧義)한 것이 사특한 자를 배척하고 아첨하는 자를 멀리 하려는 것이었다. 경군(京軍)이 사특한 자를 거들어준 것은 참으로 본심(本心)이 아니었고 영병(營兵)이 아첨하는 자를 도와준 것도 어찌 자신들의 뜻이었겠는가. 필경(畢竟)의 일은 함께 천리(天理)로 귀결되니 이제부터 이후로는 절대 서로 간에 다투어 싸우거나 함부로 인명을 죽이거나 인가(人家)를 불태우지 말고 함께 대의(大義)를 부지(扶持)하여, 위로 국가를 돕고 아래로 백성을 평안케 할지어다. 내가 만약 속이는 것이라면 반드시 하늘이 죄를 줄 것이고 그대들이 만약 마음을 속인다면 반드시 스스로 죽을 것이다. 바라건대 하늘과 해를 가리키고 맹서하여 다시는 상해(傷害)하는 일이 없으면 다행이겠다. 며칠 전에 다투어 나아간 것은 길을 빌리고자 한 것일 따름이다.
갑오(甲午) 11월
창의소(倡義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