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거문진수군철절제사 겸 수방장이 첩보합니다.
방금 도착한 사또의 감결 내에 ‘지금 두 건의 첩보는 모두 도순무영에 올리는 형식의 글이니 감히 여기에서 제송(題送)하지 못하거니와 몇 놈을 처단하고 수종자를 놓아주는 것이 족히 그들을 징계하고 백성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길이다. 이후로 계속 강경하여 마음을 고치지 않는 놈은 공평한 도리를 가지고 스스로 결단하여 조처한 뒤에 보고해 오도록 할 것. 여기 두 건의 첩보는 응당 경영(京營)에 전송(轉送)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신 바, 본진(本鎭)의 성첩(城堞)이 무너진 곳은 헐어짐에 따라 수축(修築)하였고, 8월 이후로 별포(別砲)를 신설하여 날마다 연습하면서 힘을 다해 방어하며, 전번에 비도 몇 놈을 처단한 이후로는 진(鎭)의 관하 여러 섬도 아직은 비도의 범접이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천병(天兵:官軍)이 위엄을 부려 초멸(剿滅)한 뒤로 망명한 적도(賊徒)가 여러 섬으로 들어간 것 같기 때문에 감칙(甘飭)에 의하여 바야흐로 별포 등을 발포하며 기회에 따라 각별히 살펴서 적의 자취를 없앨 계획이므로 그에 대한 연유를 첩보합니다. 이와 같이 첩정하오니, 삼가 청하옵건대 살펴서 시행하옵소서. 첩정한대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과 같은 첩보를 양호순무선봉진으로 올립니다.
개국 503년 12월
각처에서 잡으려고 하는 적도는 반드시 여러 섬과 제주(濟州) 등지에 숨었을 것이다. 그래서 바야흐로 명령을 발하여 초포(剿捕)하려고 하다. 본진 근처는 요충지대에 놓여있으므로 포(砲)를 설치하여 방수하는 일을 이처럼 견고하게 하고, 다시 신칙함을 기다리지 말고 각별히 정찰(偵察)하여 적이 빠져나가는 일이 없게 하라. 그 곳은 바로 상세히 살필 곳이니, 각별히 단속하여 혼잡하게 폐단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할 것.
27일
양호순무좌선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