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안군수가 첩보합니다.
방금 도달된 사또의 비밀 감결 내용에 대략 ‘본읍 비류의 소요상태가 근래에는 과연 어떠하냐? 그 사이에 반드시 장위진(壯衛陣)이 초토(剿討)를 거행한 일이 있었을 것인데, 그 후로 과연 비류의 소요가 그치었느냐? 다시는 비류가 방자하게 구는 일이 없는지 소상하게 탐지하여 보고하도록 하라’고 하셨습니다.
이 달 15일 선봉진이 본읍을 지나간 뒤로는 과연 비류가 다시 소요를 일으키는 일이 없으며, 보성(寶城) 안규복(安奎馥)은 본래 동도의 거물급 괴수로서 접주(接主)니 집강(執綱)이니 칭하면서 가까운 읍에서 크게 소란을 피운 자인데, 이 달 22일 본읍 수성군이 추적 정탐하여 본읍 지경에서 잡아 효수하여 민중을 경각시켰습니다.
본군 동면(東面) 이수희(李守喜) 또한 거물급 괴수로서 김인배(金仁培)의 협종(脅從)이 되어 순천(順天)에 둔취(屯聚)하여 두 번이나 수영(水營, 여수 전라좌수영)을 범하여 그 죄를 용서할 수 없는 자인데, 이 달 25일 본군으로부터 경내에서 잡아서 효수하여 민중을 경각시키고 그에 대한 연유를 아울러 연속해서 치보(馳報)하였습니다.
본군은 별로 다시 정탐할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화환(禍患)을 겪은 뒤에 징계하는 것은 당연히 신중해야 할 일에 관계되는데, 비밀 감결의 사의(辭意)가 이처럼 정중하므로 다시 병정을 풀어서 자세히 정탐할 계획이오며, 그에 대한 연유를 첩보합니다. 이와 같이 첩정하오니, 삼가 청하옵건대 살펴서 시행하옵소서. 첩정한 대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과 같은 첩보를 양호순무좌선봉에 올립니다.
개국 503년 12월
두 차례 보고에서 이미 알았거니와 더러운 것을 말끔히 쓸어버릴 대책을 각별히 강구하도록 할 것.
29일
양호순무좌선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