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현감이 첩보합니다.
이 달 초7일 갑자기 동도가 성을 함락하는 변고를 당하였는데, 그 도륙(屠戮)하고 분탕(焚蕩)한 상황은 전에 이미 치보하였습니다.
14일 경군(京軍)이 읍에 도착한 뒤에 흉한 저 비류는 동쪽으로 도망치고 서쪽으로 달아나는가 하면, 혹은 산곡(山谷)으로 숨기도 하고, 혹은 촌락(村落)으로 잠적하기도 하였으며, 모이고 흩어지는 것이 일정하지 않아 그 상황을 헤아리기 어려웠습니다. 도망갔다가 겨우 살아난 별포군(別砲軍)과 거의 죽을 고비를 겪은 민군(民軍)이 차차 돌아와 모이기 때문에 즉시 경내의 칠량면(七良面), 대구면(大口面) 등지에서 뒤쫓아 붙잡게 하여 거물급 괴수 이무주(李茂朱), 남도균(南道均)과 접주(接主) 윤세환(尹世煥) 및 동도 1백 32명을 잡았습니다. 경군과 일병(日兵)이 잡은 동도도 45명이나 되었는데, 이무주와 남도균 두 괴수는 일병의 행군소(行軍所)로 잡아 넘기고, 그 나머지 동학은 접주 윤세환과 아울러 모두 포살하였습니다.
당초 창궐(猖獗)한 수효를 가지고 그 간 잡아 죽인 실수와 비교하면 소의 털 하나 뽑은 것과 같습니다. 만일 지금 전멸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풀을 벨 때 뿌리를 남겨둔 것과 같은 후환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각별히 방책을 세워 반드시 잡을 계획이오며, 포살한 동도의 성명을 작성한 장부는 수정해서 올릴 것입니다.
이와 같이 첩정하오니, 삼가 청하옵건대 살펴서 시행하옵소서. 첩정한 대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과 같은 첩보를 순무좌선봉께 올립니다.
개국 503년 12월
저들 비류는 어느 곳인들 베어죽일 대상이 아니겠느냐마는, 장흥(長興), 강진(康津) 두 곳에서 불법을 자행한 흉악무도한 비류와 같은 것이 어디 있는가? 각별히 정탐해 잡음으로써 더러운 것을 말끔히 씻기를 도모하며, 작성한 장부는 전보하기 위해 올려 보내도록 할 것.
을미 정월
양호순무좌선봉
곧 도달된 장성부사 겸 소모사(長城府使兼召募使)의 첩보 …… 계속 도달된 …… 강진현감(康津縣監)의 첩보 ……
장성 북일면 오산에 사는 사죄생(死罪生) 변창연(邊昌淵), 이문현(李文賢) 등이 지극히 원통함을 하소연합니다.[長城北一面鰲山死罪生邊昌淵李文賢等右至冤原情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