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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 기사명
    강진현감이 첩보합니다. (개국 504년 정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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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짜
    음력 1895년 01월 13일
일러두기

강진현감이 첩보합니다. (개국 504년 정월 13일)

곧 도달된 사또의 비밀 감결 내용에 ‘본현(本縣)과 병영(兵營)이 소요를 겪을 때의 전말을 소상하게 기록하여 그 때 의(義)를 위해 힘쓴 사람들의 성명과 함께 각별히 장부를 작성해서 성화 같이 치보(馳報)하도록 하라’고 하셨습니다.
작년 12월 초4일에는 각처 흉종(凶種)과 역얼(逆孽)이 장흥(長興) 땅에서 비당(匪黨) 수만 명을 일으켜서 먼저 벽사역(碧沙驛)에 불을 질렀고, 그 다음 날인 초5일에는 연달아 장흥부(長興府)를 함락한 동시에 인민을 도륙(屠戮)하고 그 원([倅, 장흥부사]을 죽인 한편 인가를 불태우니 화염이 공중에 가득하였습니다.
본현은 장흥부에서 불과 30리 떨어져 있습니다. 정세의 위태함과 창궐의 기세로 보아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걱정이 없지 않을 것을 염려하였습니다. 일편고성(一片孤城)으로서 첩루(堞壘)는 견고하지 못하고 병기(兵器)는 완비되지 못하여 몰려오는 적을 방어하는 데에 실제로 대책이 없었기 때문에 원병을 청하여 성을 구하려고 그 이튿날 초6일 새벽에 현감이 단기(單騎)로 초토영(招討營)에 달려갔습니다. 같은 날 유시(酉時, 오후 5~7시) 쯤 장흥부의 성을 함락시킨 흉도(兇徒)들이 갑자기 진(陣)을 본현 금천면(錦川面), 곧 읍에서 20리 떨어진 지점으로 옮기어 깃발을 세우고 함성을 지르며 포 소리가 하늘을 진동하였습니다. 읍에 있는 이향(吏鄕)을 또 보내서 병영에 구원을 청하였는데, 응원할 즈음에 초7일 진시(辰時, 오전 7~9시) 쯤 흉악한 저 유진(留陣)한 적이 차례차례로 내려와서 성 바깥 5리쯤에 둔집(屯集)한 바, 이 때에 장리(將吏)와 별포(別砲)는 성을 등지고 싸우려고 작심하였습니다. 그래서 군민(軍民)을 단속하여 일전을 벌리려고 하였는데, 무슨 읍의 운명이 짙은 안개가 아침부터 사방에 끼어서 지척을 분변할 수 없었습니다. 이 때 적진에서 포 소리가 한번 나면서 삽시간에 성을 에워싸고 크게 소리치기를 ‘죄 없는 군민(軍民)은 모두 당장에 성을 나가라 혹 이속(吏屬), 별포 등과 함께 뒤섞여서 피살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하였는데, 군민은 따라서 와해(瓦解)되고, 적도들이 이때를 틈타 성을 함락시키고 만나는 사람마다 살육하였으므로 도망해 살아남은 사람이 몇 명이 안 되었습니다. 인가에 불을 질러 한 집도 남은 것이 없었으니 읍을 함락시킴이 이처럼 잔혹함은 예전에 없었던 일입니다.
현감이 병정을 청하러 내려오는 길에 미처 50리를 못 가서 이와 같은 흉보(凶報)를 들었으니, 황공하기 그지없고 맡은 직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감에 몸 둘 바가 없어 오직 대죄(待罪) 중에 있을 뿐이오며, 의를 위해 힘을 다한 군민 및 상처를 입고 일어나지 못한 자들에 대한 성명을 작성한 장부를 수정해서 올렸거니와, 병영은 본읍에서 30리 떨어진 거리이므로 성이 함락된 전말과 의를 위해 힘을 다한 사람들에 대한 사실을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체 올릴 수 없사오며, 그에 대한 연유를 아울러 첩보합니다.
이와 같이 첩정하오니, 삼가 청하옵건대 살펴서 시행하옵소서. 첩정한 대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과 같은 첩보를 순무좌선봉장께 올립니다.

개국 504년 정월 (인) 13일 행현감(行縣監) 이(李)

전보하려는 참에 작성된 장부가 올라왔거니와, 각 사람들의 열절(烈節)에 대해서는 나도 모르게 늠연(凜然)히 차석(嗟惜)한 마음이 생기는데, 스스로 포장하는 은전(恩典)이 있을 것이다. 비류가 혹독하게 불법을 자행한다는 것은 이미 대충 들었지만, 감결을 방송한 뒤에 비로소 보고를 해오니, 군무(軍務)에 결함이 있음.

20일 (인) 전주읍(全州邑)에서

양호순무좌선봉 (화압)

주석
순망치한(脣亡齒寒) 입술이 망가지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이해관계가 깊은 처지에 한 쪽이 망하면 다른 한 쪽도 위험해짐을 가리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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