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11월 8일 첩보[甲午十一月初八日]
첩보(牒報)할 일은, 공주 달동(達洞)의 접주 장준환(張俊煥)은 본래 행실이 패악한 일개 읍의 거괴인데, 지난 25일에 호남의 비도(匪徒)가 패하여 돌아간 뒤에 감히 포(包)를 만들려고 그의 집에 몰래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놀랐습니다. 그래서 이달 1일 밤에 병사와 공주 진영의 포교를 보냈으나 통탄스럽게도 저 장가놈이 낌새를 채고 도망하여 바로 잡지를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집을 수색하여 만들어 놓은 깃발과 많이 모은 군기(軍器), 현장에서 압수한 것으로는 총 3점·환도(環刀) 1자루·창 13자루·그 밖의 포(包)를 만든 문서 등이었습니다. 이달 3일에 공주에 사는 전(前) 오위장(五衛將)이자 본진(本陣)의 별군관(別軍官)인 이상만(李象萬)이 원당(元塘)과 단평(丹坪) 2개 마을의 장정들을 인솔하여 장준환을 잡아 진중 앞에 데려왔습니다. 지금 이 이상만이 의기를 내어 백성을 권면해서 거괴를 잡은 것이 가상하기 때문에 먼저 본진에서 엽전 50냥을 상으로 주었고, 다시 금영(錦營)에서 특별히 200냥을 주었으며, 2개 마을의 동포(洞布)를 덜어주어 권장하는 뜻을 보여주었습니다. 전 오위장 이상만에게 특별히 장려하여 서용(敍用)하는 일이 없어서는 아니 되니 처분해주시고, 장준환은 잠시도 용서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진중 앞에서 효수(梟首, 목을 베어 매어 담)하여 백성들의 품은 원한에 사례(謝禮)하였습니다. 그 연유를 첩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