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11월 15일 첩보[甲午十一月十五日]

첩보(牒報)할 일은, 지금 경리청 부영관 겸 안성 군수(經理廳 副領官 兼 安城郡守) 홍운섭(洪運燮)의 첩정(牒呈)에, “이번 13일에 영감의 지시로 대관(隊官) 조병완(曺秉完)·김명환(金命煥), 참모관(參謀官) 황승억(黃昇億), 교장(敎長) 김홍엽(金弘燁)·정재원(鄭在元)·우기준(禹基峻)·고진룡(高振龍)이 2개 소대를 인솔하여 일본군과 바로 출발해서 대교(大橋)에 이르러 묵었고, 14일에 행진하여 연기현(燕岐縣)에서 오시(午時, 오전 11시~오후 1시)에 점심을 먹고 부강(芙江)에 도착하여 유숙하였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새벽에 문의현(文義縣)의 등짐장수 2명이 전령(傳令) 1장을 가지고 왔는데, 바로 해당 현령이 등짐장수를 통해 보낸 것이었습니다. 그 《전령의》 대략에, “지금 비류가 청주에서 패배를 당해 신탄(新灘)과 파군(坡軍) 등지로 도망쳤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 형편을 헤아려서 길을 안내하려고 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바로 《일본군》 소위와 군대의 행진을 의논하여 《비류를》 토벌할 계획입니다. 통어영과 장위영의 2개 진은 오늘 노성(魯城)읍에 있는 비도를 토벌하러 갔습니다. 본진은 신탄과 파군으로 향했는데, 이것은 진잠으로 가는 길입니다. 청주에서 패배한 비도(匪徒)가 진잠읍을 침범하여 힘을 다해 방어를 해서 잠시 《비도를》 물리쳤으나 상황이 시급하다는 진잠의 문보(文報, 보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날을 정해 나아가서 구원한 뒤에 논산 등지에서 약속한 날짜에 만나기로 답변을 하였습니다. 그 연유를 첩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