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其八]
보고하는 일입니다. 어제 신시(申時, 오후 3∼5시)경에 도착하여 청주(淸州)에 머물고 있는 친군영(親軍營) 경리청(經理廳)의 체직된 부령관(副領官) 성하영(成夏永)의 보고 내용에, 순무영(巡撫營)의 전령(傳令)에 따라 즉시 후원을 받은 영관(領官) 구상조(具相祖)와 함께 병사 3개 소대를 거느리고 청주로 달려간 사유는 이미 순무영에 보고하였거니와, 청주에 도착하여 머물러 주둔하고 있었더니 다시 도착한 순무영의 회답한 처결 내용에, “죽산에 군대가 머물러 진군하지 않아 호응함이 지연되고 있으니, 어찌 이 같은 군대의 기율이 있는가? 지금 들으니 청주의 사태 조짐은 조금 완화되었고 경영(京營)의 병사들이 일본 병사와 함께 도착한다 하니 진천(鎭川)·목천(木川)의 ≪동학농민군을≫소탕하는 일이 급선무이다. 이 공문을 보내어 시행할 것이며, 많은 병사들로 호응하기 위해서는 지금 출발하여야 할 것이니 적을 토벌하는 방책은 자연히 선봉진에게 절제권이 있다”라고 하신 까닭에, 날짜에 맞춰 아울러 목천의 복구정(伏龜亭)으로 진군하여 선봉진의 절제를 기다리도록 먼저 죽산부(竹山府)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미 영관으로 체직되었으나 새 영관이 임명된 지 며칠이 지나도록 아직 군사를 거느리는 임무를 교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책임이 없는 장수가 군대를 진퇴하는 일을 과감하게 천단하기 어렵습니다”라고 하므로 보고 내용 중에, “체임한 영관이 병정을 거느리는 데에 불편한 바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우선 통솔하고 순무영의 처분을 기다리라는 회답을 보냈습니다. 그렇지만 병정을 통솔하고 호응하는 일은 처분을 기다려 즉시 지휘할 생각의 일입니다.
제(題): 해당 영관으로 하여금 속히 군대를 거느려 시행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