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셋 [其四十三]
보고하는 일입니다. 지난 달 27일 문서로 작성하여 이달 2일에 도착한 비밀 전령의 내용을 간추리면, “목천 세성산의 비괴(匪魁) 김복용을 경군과 일본 병사가 함께 압송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놈은 비록 세성산에 모여 진을 쳤던 비류의 두령(頭領)·거괴(巨魁)는 아니지만 이미 괴수가 되었는지라 한 시각도 용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미 공문의 지시에 따라 참작해 처단하게 한 뒤에 지난달 25일에 역시 책자를 만들어 보고하였습니다. 그런데 미처 보낸 문서를 보시기도 전에 이런 명령을 받으니 죄송함을 이기지 못하겠습니다. 이후에는 보고하는 것마다 처분을 기다려 시행해야 할지 이에 보고합니다.
제(題): 이미 생포한 자를 상부로 압송하라는 명령이 있었다고 하지만, 거괴를 체포한 뒤에 즉시 효수하여 대중을 깨우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방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