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둘 11월 초 8일 [其五十二 初八日]
보고하는 일입니다. 공주 달동(達洞)의 접주 장준환(張俊煥)은 전부터 행패를 부리던 일개 읍의 거괴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25일 호남의 비류들이 패하고 돌아간 뒤에 감히 포(包)를 설치하려고 몰래 자기 집으로 돌아왔다는 소문에 매우 놀랐습니다. 그래서 이달 초 2일 밤에 병정과 공주진의 포교를 출동시켜 보냈더니 분통하게도 저 장준환이 기미를 알아차리고 도피하여 바로 체포하지 못하였고 그놈의 집을 수색하니 깃발을 만들고 기계를 많이 모아놓았습니다. 그래서 당장에 총 3자루·환도(環刀) 1자루·창(鎗) 13건(件) 및 그밖에 포를 설치하려 했던 여러 흔적들을 찾아내어 가지고 왔습니다.
이달 3일에 공주에 사는 전 오위장인 본진(本陣)의 별군관 이상만이 원당·단평 두 마을의 민간 장정을 거느리고 장준환을 추적해 잡고는 본진에 와서 아뢰었습니다. 지금 이상만이 의리를 내세워 힘을 다하여 거괴를 추적하여 잡았으니 이미 가상한 일이기에 먼저 본진에서 엽전 50냥을 시상하였습니다. 그리고 금영에서도 특별히 200냥을 주었으며 두 마을의 동포(洞布)를 감면해 주어 권장의 뜻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전 오위장 이상만에게는 별도로 장려하여 등용(獎用)하는 분부가 없어서는 안 되겠기에 특별히 처분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장준환은 잠시라도 용서할 수 없기 때문에 군영 앞에서 목을 베어 백성들의 품은 원한을 갚아주었습니다.
제(題): 이상만이 의리를 내세워 노고를 다하였으니 매우 가상하다. 마땅히 상부에 보고하여 상을 요청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