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여섯 11월 초 9일 [其五十六 初九日]
보고하는 일입니다. 방금 도착한 본진의 별군관 최일환(崔日煥)이 보고한 내용에, “10월 18일 밤에 직산의 거괴 김성범(金聖凡)·신일석(申日石) 및 해당 현 마산(馬山)의 황성도(黃聖道) 세 놈을 체포하여 김성범·신일석은 그 곳에서 포살하고, 황성도는 수원의 중영(中營)으로 이송하였습니다.
동월 22일에도 직산의 대괴(大魁) 이천여(李千汝) 등을 붙잡았고, 황성도의 집을 수색하니 대포탄환 12궤(樻), 총 5자루의 군물(軍物)이 나왔습니다. 이천옥(李千沃)의 집에서는 총 17자루가 나왔는데 9자루는 파손되어 쓸 수가 없었고 또 양창(洋鎗) 9자루, 창 80자루, 철환(鐵丸) 500개, 환도 4자루와 이른바 『 동학동경대전(東學東經大全)』 판각본 2권이 나와 본진으로 운송하였습니다.
14일에 또 잡은 비류 14명 가운데 목천에서 격파한 적괴(賊魁) 김춘일(金春日)·김치희(金致喜), 진천의 괴수 박명숙(朴明叔), 직산의 서성만(徐成萬) 등 네 놈은 29일 신시에 군민을 크게 모아놓고 목을 베어 백성들을 경계시켰습니다. 직산의 비류(匪類) 신성보(申成甫)는 천안군에 가두어 놓았고 나머지 9명은 엄히 신칙하고 풀어주었으며, 또한 목천 괴수 최창규(崔昌奎)·김병헌(金炳憲)을 붙잡아 군관(軍官) 이창직(李昌稙)의 진영으로 압송하겠습니다.
11월 초 4일 밤에 공주 신촌(新村)에 도착하여 이른바 비류의 소법헌(小法軒) 지명석(池命石)의 집을 수색하니 무수장삼(舞袖長衫), 홍기(紅旗) 1폭, 뇌장(雷杖) 1건(件), 용천검(龍泉劍) 1건이 나왔으며, 비류 최판석(崔判石)을 체포하고 그의 집을 수색하니 동학문자(東學文字)와 법을 어겨 훔쳐놓은 전깃줄 1바리(駄)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지명석·최판석을 아울러서 본진으로 압송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직산의 거괴 황성도는 수원 중영에 갇혀있고 김성범·신일석 두 놈은 그들의 행패로 인하여 그 자리에서 포살하였고 목천에서 패하고 온 적괴(賊魁) 이천여·김춘일·김용희 및 진천 비괴(匪魁) 박명숙, 직산의 적 서성보(徐成甫)는 지방관의 입회하에 목을 베어 백성들을 경계시켰습니다. 직산의 적 신성보는 천안군에 갇혀있고, 목천의 괴적 최창규·김병헌, 공주의 적 지명석·최판석은 선봉진으로 압송되어 도착하였기에 즉시 처단하였습니다. 천안군에 갇혀있는 신성보는 천안군수의 보고에 따라 엄하게 신칙하고는 석방시켰습니다. 탈취한 기계와 잡물은 책을 만들어 상부로 보낼 것입니다.
최일환(崔日煥)은 험난함을 가리지 않고 앞장서서 힘을 다하여 전후로 잡은 비도(匪徒)와 군물(軍物)의 숫자가 적지 않습니다. 이에 격려하고 권하는 방법으로 합당한 포장(襃獎)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수원의 중영에 갇혀있는 황성도는 순무사께서 수원의 중영에 공문을 내려 여러 사람을 모아놓고 효시하여 경계시키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제(題): 장계로 아뢴 것은 도착하였거니와 잡은 바가 이같이 매우 많으니 힘을 내어 정성을 바친 것임을 알겠다. 포상의 일을 의당 상부에 보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