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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일러두기

아흔하나 12월 초 8일 [其九十一 初八日]

보고하는 일입니다. 방금 도착한 완영과 왕복(往復)하는 문첩에, “심영(沁營)에서 파견한 병정들이 태인 종송리(種松里)에서 거괴 김개남(金介男)을 붙잡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도착한 순창(淳昌)의 소모관(召募官) 임두학(林斗鶴)의 보고에, “동비(東匪) 가운데 고부에 사는 전봉준은 본래 동도 중에서 맨 처음 선동을 주도한 거괴로 허다한 죄상을 낱낱이 열거하기는 어려우나 대중을 기만하여 군사를 만들어 관군에 항거하고 고을을 타파하고 창고를 불사르며 마을을 겁략하고 무기고를 탈취하여 충청도와 전라도 천리의 사이에 오래도록 인가에 연기가 끊어지게 하였습니다. 이것은 모조리 이놈의 소행입니다.

옛날 홍산(鴻山)의 역적 이몽학(李夢鶴)이 여섯 곳의 성을 함락하고도 오히려 패역(悖逆)한 자라 일렀는데, 이놈은 60여 성을 함락하고 수만의 백성을 도륙하였으며, 두서너 고을의 수령이 살해를 당한 것도 이놈이 한 짓입니다. 그의 죄상을 따져보면 중국 한나라 때의 황건적에 비견될 만하고 오히려 명나라 때의 유적(流賊)보다 더 지나치니 그들을 섬멸하고 주륙함을 조금도 늦출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천신(天神)이 길을 인도하사 이달 초 2일 밤에 저놈이 김개남(金開男)과 서로 만나려고 순창의 피노리(避老里)를 몰래 들렸는지라 그 마을의 선비 한신현(韓信賢)이 의거(義擧)를 분발하여 김영철(金永徹)·정창욱(丁昌昱) 두 사람과 함께 몰래 민간의 장정을 이끌고 다방면으로 주선하여 그를 따라온 세 놈과 함께 일시에 생포하였습니다. 이는 참으로 함정을 파놓고 맹호를 유인한 것이요 그물을 치고 맹금을 기다린 것이라 이를 수 있으니 어찌 성덕(聖德)이 미친 바가 아님이 아니며 세 사람이 의거를 분발한 것이 어찌 가상하지 않겠습니까?

그들을 권장하는 방법으로 우선 이곳에서 1,000냥을 상금으로 주었고, 죄인 전봉준은 구격(具格)하여 본도의 순영문(巡營門, 전라감영)으로 압송하려 하였더니, 일본군 주력부대가 마침 읍으로 들어와 말하기를, ‘우리들이 남하한 것은 오로지 이 한 놈을 잡기 위해서였으니 함께 간수(看守)하면서 경사(京司)로 압송하여 추국(推鞫)함이 당연하다’고 하면서 끌고 가니 이를 막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죄인 전봉준을 일본인에게 내 주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지금 김개남·전봉준은 바로 비류의 거괴로서 만 번을 죽여도 오히려 가벼운 자들이지만 나라의 법이 매우 엄하고 천리가 매우 밝아서 스스로 사형을 당하게 되었으니 매우 통쾌한 일입니다. 김개남을 체포한 심영의 병사에게는 반드시 완영에서 넉넉하게 격려의 상을 베풀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전봉준을 체포한 순창의 선비 한신현 및 김영철·정창욱 세 사람은 비록 소모소(召募所)에서 상을 주었다하나 선봉진에서도 별도의 격려하는 도리가 없어서는 안 되겠기에 순창읍에 신칙하여 어떤 종류의 공납(公納)이라도 1,000냥을 내어 지급한 뒤에 보고하도록 감결을 발송하였습니다.

양호에는 아직도 법망을 빠져나간 거괴가 많아서 앞으로 그들을 체포하는 길은 오직 각 지방 백성들이 의기를 분발하여 붙잡는 데에 달려 있으니 앞서 말한 순창의 선비 한신현에게는 임금에게 알려 후한 포상을 내리고 김영철·정창욱 두 사람에게도 합당하게 별도로 포상하여 백성들을 격려하는 것이 사리에 합당할 것 같습니다.

제(題): 잘 알았거니와 포상의 은전은 의당 조정에서 처분이 있을 것이니 이를 격려하고 권장하라.

주석
종송리(種松里) 현재 정읍시 산내면에 있다. 김개남은 친구 임병찬의 밀고로 체포되었다.
피노리(避老里) 현재 순창군 쌍치면에 있다. 전봉준은 옛 부하인 김경천의 밀고로 체포되었다.
구격(具格) 수갑을 지르고 차꼬를 채우고 칼을 씌우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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