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말씀을 드릴 것은 이달 11일에 나주(羅州)에서 출발하여 그날 무안읍(務安邑)에 이르러 묵었는데, 목포(木浦)에 배가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각 진(津)의 배를 준비하도록 한편으로 지휘를 하였습니다. 무안읍의 괴수(魁首)는 비록 도망을 했으나 어지간한 접주(接主)들은 조사하여 처치하였습니다. 하루를 묵고 13일에 일찍 출발하여 목포에 도착하려고 했으나 바로 떠나기 전에 큰 비바람을 만나 배를 띠울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세찬 바람이 밤낮으로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30리의 험한 나루를 건널 수가 없어 뒤로 물러나 육로(陸路)로 가려고 하면 수백 리를 돌아가기 때문에 아직도 여기에 체류하고 있습니다. 군대와 만날 기약이 있어 매우 근심스럽고 송구스러워서 이렇게 사람을 보내 알리니 헤아려주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장흥(長興)・강진(康津)・영암(靈岩)을 토벌한 일은 막막하여 들을 수가 없으니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