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貴) 진중(陣中)에 별무사(別武士) 안첨지(安僉知)라고 하는 자가 무안(務安) 진남면(鎭南面)의 양수녀(梁秀汝)에게 부탁을 받아 물침표(勿侵標)을 얻으려고 하였다. 전령(傳令)을 〈보내〉 박수기(朴壽起)로 하여금 가서 전하고 뇌물을 받게 하였는데, 박가(朴哥), 박수기놈도 다른 생각이 들어 병사 이창순(李昌順)의 창과 강한조(姜漢祖)의 슬갑(膝甲) 및 김순기(金順起)의 배자(褙子)를 빌려 경병(京兵)의 모양을 꾸며서 지나는 길의 민가를 출입하며 백성의 물건을 빼앗다가 교도대의 병사에게 사로잡혔다. 말에 실은 것을 조사했더니 여름 갈옷(褐衣)과 겨울옷 및 베가 모두 그 안에 있었다. 이놈들이 저지른 폐단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더욱이 비록 영지(令紙), 전령을 적은 종이가 없더라도 그 폐단이 없지 않고, 지금 전령을 보니 분명히 귀영(貴營)에서 나온 것이었다. 몇 천의 돈을 받은 일이 있는가? 박가 놈은 이미 쏘아 죽였고, 폐단을 저지른 연유는 창과 옷을 빌린 데에 있다. 어찌 한 통속으로 도모하지 않았음을 알겠는가? 엄중한 〈형벌에〉 따라 다스려서 백 명을 경계하는 것이 어떠하겠는가?
음력 1895년 1월 3일 총지휘관 미나미 고시로(南小四郞)
편지 봉투 앞면
삼가 편지를 올립니다.
편지 봉투 뒷면
인(印)
미나미 고시로(南小四郞)
나주에서 미나미가 보낸 명령
보낸 시간: 1월 30일 오후 1시 보낸 장소: 나주(羅州)
받는 사람: 좌선봉(左先鋒) 보낸 사람: 지휘관
이규태(李圭泰) 앞 미나미 고시로
하나. 동도(東徒)는 벌써 진정되는 상태인 듯하다.
둘. 귀관(貴官)은 병사를 인솔하여 영암(靈岩)에 주둔하고 다음 명령을 기다리라. 다만 영암에 도착했을 때에 바로 빨리 보고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