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규태가 보낸 편지
가을의 감회가 아득하게 길어집니다. 삼가 국화가 피는 이때에 정사(政事)를 살피는 형편이 편안하시고 가을 일에 괴로움이 없는지 그립고 《잘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병이 이웃하여 떨쳐내지 못하고 아직도 고생하며 누워있을 뿐입니다. 이번에 사행(寺行, 절에 가는 것을 가리키는 듯)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것도 병 때문이고 반드시 핑계가 아닙니다. 단속(團束)하는 데에 절약도 있으니 읍(邑)에서는 반드시 양쪽을 계획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나머지는 이만 줄입니다.
13일 기말(記末, 당신이 기억하는 맨 끝의 사람이라는 뜻으로 자신을 지칭) 규태(圭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