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응이 보낸 편지
밤사이에 잠자리가 편안하신지요. 지금 군사를 뽑아 보낸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지나치게 정력(精力)을 괴롭게 하리라 생각되니 근심을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감기가 떨어지지 않고 흉부(胸部)와 배와 등이 모두 땅기고 아프니 진실로 걱정스러울 뿐입니다. 비록 뛰어난 계획과 훌륭한 술책은 없으나 대진(大陣, 본진)이 이 관아에 머무르면 지원할 터전이 될 것입니다. 우금치와 효포(孝浦)의 큰길에 병사를 나누어 보내면 적과의 거리가 공격하려고 한다면 공격할 수가 있습니다. 문의(文義)에 있는 병사는 유성(儒城)을 따라 신도(新都)의 동문(東門)길을 거쳐 연산(燕山)의 두주리장(豆注里場)을 나와서 적을 토벌한 뒤에 3갈래의 길에서 서로 호응을 하면 지형(地形)의 《이로움을》 얻을 수가 있고 진퇴(進退)에도 편리합니다. 그러나 저번에 배로는 불편하다는 의논이 있었으나 금강(錦江)에서 북강(北江)까지는 배를 모으면 《배가》 부족한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반드시 진장(鎭將)으로 하여금 지휘하게 한다면 이루지 못할 리가 없을듯합니다. 헤아려주시기를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이 날 외종제(外從弟) 유석응(柳錫膺) 올림.
품계(品階)를 올린 데에 지나지 않아도 변통할만합니다. 산성(山城)은 비장(裨將)이 대신 지키게 해도 귀소(貴所, 상대방의 관할 구역을 가리킴)에 장애가 없어 장수에게 병사를 뽑을 명령을 내리니 양해하는 것이 어떠합니까?
새벽 잠자리에 손상이 없기를 바랍니다. 저는 추위를 무릅쓰고 병이 더해지니 감히 말을 할 수가 없을 뿐입니다. 진중(陣中)을 경영해보니 탄환이 거의 떨어졌는데, 천안(天安)에 있는 것을 쓸 수가 있다고 합니다. 재가를 하여 전령을 보내주시면 이것을 교졸(校卒)에게 보내어 밤을 가리지 않고 운송할 것입니다. 이것을 헤아려주시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