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11월 4일에 정인표(鄭寅杓)가 보낸 답장

밤사이 비가 온 뒤에 갑자기 추워져서 휘하(麾下)의 《병사들이》 이슬에 드러나는 정상을 생각하니 근심스럽습니다. 주신 답장을 받아 기쁘게 펼쳐보니 매우 위로가 되어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근래에 영감께서 군무(軍務)를 살피시는 형편이 영령에 의지하여 매우 좋으시다는 것을 아니 너무 기쁘고 제 바람에 부합됩니다. 미리 소문이 이르는 곳마다 바로 흩어진다는 《소식을》 들으니 사람으로 하여금 용기를 내게 하여 매우 기쁩니다. 저는 숙직하는 형편이 여전히 괴로우나 다행스럽게도 부모님의 안부를 그 사이에 연달아 들었습니다. 진천(鎭川)과 목천(木川) 사이는 근래에 제법 안정되었는데, 당신의 친척이 혹시 초평(草坪) 근처로 옮겨 간 일이 있습니까? 아득하여 듣지 못했습니다. 보살펴 주시는 것이 이처럼 진지하여 이런 교시(敎示)까지 있게 되니 매우 고맙습니다. 지금 내포(內浦)의 형편을 들어보니 근래에 더욱 극성스럽다고 하니 매우 분하고 한탄스럽습니다. 이 일은 방편을 어떻게 해야 합니까? 면천(沔川) 북면(北面) 월곡(月谷)을 보호하는 일을 반드시 기억했다가 만약에 내포에 《군사를》 나누어 보내는 일이 있으면 특별히 부탁을 해주시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나머지는 더욱 계책에 힘써 날로 《적을》 숙청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만 줄이고 편지를 올립니다.

갑오년 11월 4일 요생(寮生, 동료) 정인표(鄭寅杓)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