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희가 보낸 답장
답장에서 하신 하교는 삼가 잘 알았으나 저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것이 본래 일정한 형태가 없습니다. 설령 왕촌(旺村)에 적이 없더라도 이곳은 바로 동협(東峽)과 서로 통하는 소굴이고, 남쪽으로 논산(論山)과 접하는 샛길입니다. 죽산(竹山)의 진영은 어찌하여 여기에 들어와서 같은 길로 나가는 것입니까? 다만 만날 때를 기약해서 길을 나눠 함께 나가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전적(全賊, 전봉준)이 반드시 뱃길을 알아본다는 기별이 있는데, 반드시 논산으로 바로 도망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고산(高山)의 포(包)도 그의 강력한 포여서 반드시 고산으로 도주할 것이니, 왼쪽에서든 오른쪽에서든 3갈래 길로 나누어 일제히 나가서 《사정을》 탐문하여 다시 만나기로 보고해서 도모하는 게 어떠하겠습니까?
바로 상희(相熙)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