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 서종(庶從, 서자인 사촌)이 보낸 편지
근래에 더욱 추워졌는데, 대감께서 지내시는 형편이 연이어 좋고 군중(軍中)의 형편도 모두 편안하며 동호(東湖)의 본집도 평온하신지 매우 그립습니다. 저는 노쇠한 몸으로 근근이 지내고 있으나 영감께서 온갖 번거로움이 고슴도치의 털처럼 모여 있어 괴로움이 너무 심하니 매우 근심스럽습니다. 일본군이 오기를 기다리느라 여기에 3일 동안 머물렀으나, 앞길에 들리는 소문이 갈수록 흉흉하고 두려워서 어떻게 《적을》 평정하고 개선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습니다. 내일은 출발하여 공주(公州)로 바로 향할 계획이나 도착하기 전에 함락될 우려가 있어 한탄스럽습니다. 경고를 알리는 보고가 이와 같으나 병사와 병기가 모두 소략한데다가 큰 대포 한 대도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이 매우 분하고 한탄스럽습니다. 다만 이런 뜻을 경무사(警務使)에게 말씀해주시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비록 《포》 몇 대만으로도 수백명의 기세를 상대할 수 있습니다. 군사를 긴급하게 쓰는데에 이보다 더한 것이 없습니다. 내일 만약에 전진하면 인편을 얻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에 집에 보내는 편지를 써서 보내니 바로 전해주시고, 만약에 답장을 받는다면 좋을 것입니다. 나머지는 《정신이》 산란해서 이만 줄이고 편지를 올립니다.
10월 16일 서종(庶從), 서자인(사촌)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