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욱(李承旭)이 보낸 편지
어제 편지를 올렸으나 돌아오는 심부름꾼이 아직까지 지체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상한 풍문(風聞)을 들었는데, 무슨 일인지를 몰라 조급하고 울적하여 그지없습니다. 이에 다시 심부름꾼을 보내니, 상세하게 알려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또 어제 하인(下人)을 기다리느라 신영감의 집에 묵고 있었는데, 진잠(鎭岑)에 사는 사람이 이 동네로 피난을 왔습니다. 그가 전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김개남(金介男)이 4만 명의 비류(匪類)를 인솔하여 그저께 진잠에서 머물렀다가 바로 청주(淸州)로 향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공주와 유성(儒城)을 지나가는 길에 유성 등지에서 일제히 기포(起包)하여 위험을 드러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사람을 시켜 그 허실을 정탐하기를 바랍니다. 이 얘기를 듣고 사람을 보내 전달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헤아려서 조처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영감께서 지내시는 형편이 좋으신지요? 매우 그립습니다. 저는 인편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렸다가 광정(廣亭)으로 가려고 합니다. 나머지는 이만 줄이고 편지를 올립니다.
생(生, 자신을 지칭하는 표현) 이승욱(李承旭) 올림.
이것은 천안(天安, 천안 수령)의 편지입니다. 그 일은 행할 만하고, 그 사람이 또한 감당할만하니 윤 별군관(尹別軍官)에게 명령을 전해 천안수절제(天安守節制, 천안의 병마절제사인듯함)에게 돌려보내는 것이 어떠한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영(營)에서도 이런 뜻을 천안에 감결(甘結)로 보낼 계획입니다. 재가를 받는다면 바로 1장을 써서 보내주시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온 하인이 지금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문(錢文, 돈) 100냥
초혜(草鞋, 미투리) 10켤레
남초(南草, 담배) 15파(把, 묶음)
《이것은》 공주읍에 구성(龜城) 수령을 지낸 이종헌(李鍾憲)이 보내온 것인데, 수량대로 도착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