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영(成夏永)이 보낸 답장
이쪽도 허물을 할 수 없고 저쪽도 허물을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람의 일입니다. 저희 영(營)과 귀소(貴所, 상대를 지칭)에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어찌 나중에 좋게 변통할 수 없겠습니까?
비록 영감의 지시에 따라 군진을 돌렸으나 지방(地方)을 지키게 할 수가 없습니다. 송구스럽고 두려운 때에 위문하는 편지를 받으니 더욱 황송스럽습니다. 병사 1명이 어깨에 탄환이 맞아 탄환이 피부에 들어갔다고 했기 때문에 일본인이 있는 곳에 보내 치료를 하게 하였습니다. 음식 제공은 이제야 와서 다행스러우나 여러 날을 추위와 허기에 《시달린》 병사들이 오늘밤에 다시 이슬을 맞으며 경계를 해야 합니다. 그 사정을 살펴보면 정말로 근심스럽고 답답하나 달리 어찌 하겠습니까? 나머지는 이만 줄이고 답장을 올립니다.
술시(戌時, 오후 7시~9시) 정각(오후 8시)에 관하(官下, 부하) 성하영(成夏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