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이승욱(李承旭)이 보낸 편지
한자(漢紫)에 영감께서 지내시는 형편이 좋으시고, 한 영(營) 안에도 두드러진 변고가 없는지요? 그립습니다. 저는 어제 간신히 영감 신홍균(申泓均)의 집에 이르러 묵었으나 병세가 끝내 완쾌되지 않아 가련합니다. 어제 늦게 어떤 사람이 당나귀 1마리를 몰고 신영감의 집에 들어왔는데, 갑자기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신영감이 사람을 시켜 물어보았으나, 간 곳을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 사람은 반드시 비도(匪徒)로 잡힐 것을 두려워하여 타던 말을 버리고 도주한 자였습니다. 이 당나귀를 조처할 방도가 없었기 때문에 제가 우선 타고 가서 사람을 보내 말씀을 드리니 이것을 헤아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타던 1필의 말을 돌려드리니 별군관(別軍官) 이주서(李周瑞)에게 내어주어 타도록 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이주서의 사람됨이 진솔한데다가 담력도 쓸 만하니 믿고 써주시고 그만두게 하여 보내는 데에 이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당나귀는 처분을 기다렸다가 조처할 것이니 상세하게 알려주십시오. 이만 줄이고 편지를 올립니다.
11월 11일 생(生) 이승욱(李承旭) 올림.
숙영(叔英)이 어제 함께 갔다가 저물어서 헤어졌을 뿐입니다. 물침표(勿侵標) 4장은 바로 신영감이 부탁한 것이고, 또한 깨끗하여 흠이 없는 사람이니 마패를 찍어 보내주시기를 바랍니다.
본 관아에서 획득한 회룡창(回龍槍) 2자루는 탄환이 없으면 하나의 몽둥이일 뿐입니다. 어디에 이것을 쓰겠습니까? 탄환 수백 개를 얻는다면 몸을 방어할 거리가 되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행군하는 진중에 만약 여기에 맞는 탄환이 있다면 몇 개를 처분해주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