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 족종(族從) 승(承)이 보낸 편지
어제나 오늘쯤에 공주(公州)에 도착하리라는 소식을 들은 듯한데, 일행은 평안하고 영감께서 지내시는 형편이 도중에 좋으신지 매우 그립습니다. 군대의 행렬이 정숙하여 지나는 길마다 백성에게 추호의 폐단을 주는 일이 없다는 얘기를 들으니 기쁘고 다행스럽습니다. 앞길에 《있는》 비류(匪類)가 모두 소문을 듣고 해산했다고 하는데, 대개 사정은 어떠합니까? 이곳의 소견으로 파죽지세(破竹之勢, 대나무가 쪼개지는 듯한 거침없는 형세)를 예상할 만하니 국가의 큰 복이고 왕령(王靈, 선왕의 혼령)이 이른 것입니다. 근심 없이 보전하기를 밤낮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저는 날마다 쉬지 않고 애쓰는 것이 여전합니다. 집안이 모두 편안한 것이 다행스러울 뿐입니다. 나머지는 끝에 갖추고 이만 줄입니다.
10월 23일 족종(族從) 승(承)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