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12월 4일 생질(甥姪) 조병완(曺秉完)이 보낸 편지
외숙부님께 편지를 올립니다.
일전에 장위영 교장(壯衛營 敎長)이 보낸 편지는 언제쯤에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전혀 소식을 듣지 못해 울적한 마음을 어찌 표현할 수가 있겠습니까? 근래에 지내시는 형편이 늘 편안하시고 진중(陣中)도 모두 좋은지 몰라 그리운 마음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저는 객지에서 그럭저럭 지내고 있고 진중도 여전하니 다행스럽습니다. 그러나 집안 소식을 전혀 들을 방도가 없어 한탄스럽습니다. 지금 어디에 주둔하고 있고 적의 사정은 정말 어떠합니까? 지금 서천(舒川)에 주둔하고 있는 윤대관(尹隊官)의 편지를 보니, “성(成)영감과 병사 60명이 독감에 걸려 아파서 누워있다”라고 합니다. 그 소식을 들으니 매우 답답합니다. 통위영의 병사 30명이 여러 읍에서 지금 들어와 밤을 가리지 않고 진중으로 갔다고 하는데, 모두 무사히 돌아온 것이 매우 다행스러울 뿐입니다. 나머지는 바빠서 간략하게 안부를 여쭙니다. 나머지는 이만 줄이고 편지를 올립니다.
갑오년 12월 4일 신각(申刻, 오후 4시) 생질(甥姪) 조병완(曺秉完)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