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이승욱(李承旭)이 보낸 편지
조금 전에 보낸 편지는 받아보셨습니까? 평택읍에 이르러 윤웅렬(尹雄烈)의 조카에게서 상세한 소식을 들었는데, “목천(木川) 복구정(伏龜亭)의 포(包)는 김용희(金鏞喜)의 포인데 오늘이나 내일쯤에 무리를 이끌고 와서 둔포(屯浦)·신촌(新村)·아읍(牙邑, 아산) 등지를 침범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인심이 흉흉하여 윤(尹) 아무개가 대병(大兵)을 요청하는 소지(訴紙)를 가지고 주진소(駐陣所, 군대가 머무는 곳)에 내려가다가 중도에서 만나 그만두고 저로 하여금 영감에게 편지를 쓰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감히 들은 대로 말씀을 드리니 병사 50~60명을 급히 보내어 재갈을 물려 밤을 이용해 몰래 가서 둔포동(屯浦洞)에 매복하여 적이 오는 모습을 살폈다가 바로 일제히 나오면 이 근처에 의병 수백 명이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진실로 좋은 계책입니다. 한번에 《적을》 토벌하는 것이 바로 이 때이니 헤아려서 주선하는 게 어떠하겠습니까? 이것은 친구 조(趙) 아무개의 계획인데 저로 하여금 써서 보고하게 하였기 때문에 이처럼 말씀을 드릴 뿐입니다. 이만 줄이고 편지를 올립니다.
17일 미각(未刻, 오후 2시) 이승욱(李承旭)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