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선원(承宣院) 개탁(開坼)

갑오년 11월 20일 충청감사 신(臣) 수결 근봉(謹封)

가선대부(嘉善大夫) 충청도관찰사 겸 병마수군절도사 순찰사 공주목사(忠淸道 觀察使 兼 兵馬水軍節度使 巡察使 公州牧使) 신(臣) 박(朴, 박제순) 수결.

경군(京軍)과 일본군이 각 읍을 지나간 연유는 벌써 치계하였습니다. 연이어 각 읍의 보고를 받아보니, 일본군 20명과 병정(兵丁)10명이 10월 22일에 천안(天安)에서 목천(木川)에 이르러 일본군 4명은 덕평(德坪)으로 방향을 바꿔갔고, 나머지 일본군은 병정과 함께 진천(鎭川)으로 갔다고 하며, 일본군 77명과 교도소(敎導所, 교도대) 병사 156명이 10월 25일에 보은(報恩)에 왔다가 다음날 26일에 회인(懷仁)으로 떠났으나 같은 군(郡)에 사는 안무현(安武賢)이 동도(東徒)로 병정에게 잡혀 그날 총살되었다고 합니다. 일본군 80명이 10월 26일에 천안에서 성환(成歡)에 이르러 무사히 경내를 지났다고 하고, 경군이 일본군 200명과 함께 10월 28일에 문의(文義)에서 회덕(懷德)에 도착하여 그 다음날 29일에 출발하였다고 하며, 10월 26일에 일본군 300여명과 교도소의 병정 500여명 및 병영(兵營)의 병사 100여명이 청주에서 문의에 이르러 동도 7명을 잡아와서 처형하였고, 그날 일본군 100여명과 경군 100여명이 회인에서 문의현에 왔으며, 28일에는 일본군 수백명이 부강(芙江)에서 문의현에 왔고, 29일에 회인·연기(燕岐)·청주 등지로 떠났으나 11월 2일에 경군·일본군·병영의 군사가 문의현에 돌아왔습니다. 동도의 접주(接主)엄학술(嚴學述)의 뒤를 밟아 잡을 때에 진사(進士) 이면헌(李冕憲)이 일본군에게 칼에 찔려 그 자리에서 죽었고 병사들은 4일에 옥천(沃川)으로 떠났다고 하였습니다. 목천 세성산(細城山)에서 흩어진 수 백명의 나머지 무리들이 다시 갈전면(葛田面)작성산(鵲城山)에 모였는데, 10월 24일에 소모관(召募官)이 1초(一哨)의 군사를 인솔해서 바로 나가 토벌을 했으며, 교도소 병사 200명과 일본군 100여명이 10월 29일에 회덕(懷德)에서 연기에 왔다가 11월 2일에 회덕으로 떠났다고 하였습니다. 일본군 200명이 11월 5일에 수원(水原) 걸매진(乞梅津)을 출발하여 아산(牙山)에 상륙하였으며, 그날 온양(溫陽)으로 출발했고, 용산(龍山) 병참(兵站) 마루시마 슈타로(丸島周太郞)가 일본군 16명과 탄환 36짐을 가지고 11월 10일에 천안에 도착해서 묵었다고 하며, 일본군 28명이 11월 11일에 옥천(沃川)에서 문의에 이르러 다음날 12일에 청주로 떠났다고 하였습니다. 순무영 참모관(巡撫營 參謀官) 3명과 병사 34명이 11월 9일에 연기에서 문의에 도착하여 다음날 10일에 회인으로 떠났고, 순검(巡檢) 2명과 통사(通詞, 통역) 2명이 일본군 200명을 인솔하고 11월 5일에 아산에서 온양에 도착해서 그날 신창(新昌)으로 떠났다고 했으며, 일본군 200여명이 10월 25일에 충주(忠州)에서 청풍(淸風)에 이르러 그 다음날 26일에 제천(堤川)으로 떠나가는 길에 북면(北面)의 성내(城內)·녹전(彔田)등지에서도 동도 접주들의 집 4채를 불태웠고 접사(接司) 유재명(兪載命)을 쏘아 죽였다고 하였습니다. 경군과 일본군을 합쳐서 150명이 11월 1일에 회덕에 와서 묵고 다음날 2일에 옥천으로 떠났다고 하였고, 장위영 영관(壯衛營 領官) 2명과 병사 33명이 11월 12일에 직산(稷山)의 성환참(成歡站)에서 묵고 무사히 경내를 지나갔다고 하였습니다. 그 연유를 아울러 치계합니다. 이런 연유로 장계를 올릴 일.

개국(開國) 503년 11월 16일.

개국 503년 11월 20일 의정부에 계하(啓下)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