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問) : 네가 일전(日前) 고한 바에 송희옥(宋喜玉)을 알지 못한다 하니 희옥(喜玉) 두 글자가 이름이냐, 호(號)이냐?
공(供) : 희옥(喜玉)은 이름이고 칠서(柒瑞)는 자(字)외다.
문(問) : 송희옥(宋喜玉)과 함께 삼례역(參禮驛)에서 이미 그와 함께 동모(同謀)하였다면 그의 이름과 자(字)를 어찌 상세(詳細)하게 알지 못하느냐?
공(供) : 송희옥(宋喜玉)은 본디 허망(虛妄)한 부류로 홀연히 갔다가 홀연히 오니 실로 상세하게 알지 못함이외다.
문(問) : 송희옥(宋喜玉)은 들으니 전라(全羅) 한 도(道)의 도집강(都執綱)이요 또 들으니 바야흐로 너와는 척족(戚族)의 정의(情誼)로 매여 있고, 지금 고한 바를 들으니 오로지 일을 장찬(粧撰)하고 바른대로 고하지 않은 것은 가히 의심스러울 만하다. 하물며 너의 죄(罪)의 경중(輕重)이 송희옥(宋喜玉)을 장찬(粧撰)하는데 있지 않고 희옥(喜玉)의 죄안(罪案) 또한 네가 몰래 비호(庇護)하는 데에 있지 않은데 하나같이 저뢰(抵賴)하고 있으니 이는 진실로 무슨 마음인고?
공(供) : 아까 아뢴 것이 이와 같습니다. 송(宋)은 본디 부황(浮荒)한 부류입니다. 지난 날 영사관(領事館)에서 봉공(捧供)할 때 영사(領事)가 글 하나를 내어 보여주었는데 곧 송희옥(宋喜玉)의 필적(筆跡)이었습니다. 그 글에 이르기를 운현변(雲峴邊)과 상통(相通)한다하였기에 내가 스스로 묵묵히 헤아려보니, 그가 이러한 말을 위조(僞造)함이 가히 시국(時局)에 힘을 빌리는 것 같았는데 이러한 불근(不近)한 말을 지어냄은 실로 남자(男子)의 일이 아니요, 또한 이는 존엄(尊嚴)을 모독(冒瀆)하고 공연히 시의(時議)를 야기(惹起)하는 것이기 때문에 잠시 이를 장찬(粧撰)함이외다.
문(問) : 남자(男子)의 말이 비록 백 마디가 사실이더라도 만약 한 가지 말에 거짓이 있으면 백 마디 말이 모두 거짓이다. 이로 미루어보면 어제 알지 않았다든가 행하지 않았다고 칭한 바는 어찌 모두 거짓이 아니겠느냐?
공(供) : 심신(心神)이 혼미(昏迷)함으로써 과연 착오(錯誤)한 바가 있음이외다.
문(問) : 송희옥(宋喜玉)의 갑오(甲午) 9월의 글에 있어 이르기를, 어제 저녁에 또 두 사람이 비밀(秘密)히 내려 왔는데 전말(顚末)을 상세히 살펴보았더니 과연 개화변(開化邊)에 눌려서 먼저 효유(曉喩)를 지킨 뒤에 비밀(秘密) 기별(奇別)이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는 누구에게 보낸 글이며, 또한 네가 알지 못하는 일이냐? 지난 날 네가 고한 바에, 작년(昨年) 10월 재기(再起)한 일은 일본(日本) 사람들이 병사(兵士)를 거느리고 대궐(大闕)에 들어가 이해(利害) 소재(所在)를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우리 신민(臣民)이 일각(一刻)이라도 안심(安心)할 수 없어서 이에 이러한 거사(擧事)가 있었다고 하였다. 그러니 대원위(大院位)의 뒤를 따른 비밀(秘密) 기별(奇別)이 또한 너의 재기(再起)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것을 어찌 알겠느냐?
공(供) : 저간(這間)에 비록 이들 무리의 내왕(來往)이 있었다 하더라도 평소에 그 얼굴을 알지 못했으니 중대(重大)한 사건(事件)을 어찌 의논(議論)하겠습니까? 이 때문에 자취가 수상(殊常)한 자는 하나같이 얼굴을 접하지 않음이외다.
문(問) : 남원부사(南原府使) 이용헌(李用憲), 장흥부사(長興府使) 박헌양(朴憲陽)이 해(害)를 입은 것은 모두 누구의 소행이냐?
공(供) : 이용헌(李用憲)은 김개남(金開男)이 소행이요, 박헌양(朴憲陽)은 어떤 사람에게 해를 입었는지 알지 못함이외다.
문(問) : 은진(恩津)에 거(居)하는 김원식(金元植)이 해를 입은 것은 누구의 소행이냐?
공(供) : 공주(公州)의 동학(東學) 괴수(魁首)인 이유상(李裕相)이 소행이되 이 몸과는 관계(關係)가 없음이외다.
문(問) : 작년(昨年) 다시 기포(起包)할 때 묘당(廟堂)에서 내려 보낸 효유문(曉喩文)을 네가 보지 못하였느냐?
공(供) : 대원위(大院位)의 효유문(曉喩文)은 얻어 보았음이요, 묘당(廟堂)의 효유문(曉喩文)은 보지 못함이외다.
문(問) : 비록 묘당(廟堂)의 효유문(曉喩文)을 보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미 대원위(大院位)의 효유문(曉喩文)을 보았다면 시사(時事)를 가히 알 것인데 사기(事機) 여하(如何)를 헤아리지 않고 제멋대로 스스로 백성(百姓)을 움직여 무단(無端)히 소요를 일으켜 백성을 물과 불구덩이에 몰아넣은 것은 이 어찌 신민(臣民)이 가히 할 수 있는 일이냐?
공(供) : 속내를 자세히 모르고 제멋대로 백성을 움직인 것은, 과연 잘못을 저지름이외다.
아룀(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