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薪花) 빈양동(彬陽洞)에 사는 김의순(金義淳)으로 나이가 30세입니다.
저는 백낙희(白樂喜)와 한동네에 살지만 특별히 빈번하게 상종(相從)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음력 1월 1일 이른 아침에 낙희가 저를 불러내기에 그 일을 물었더니 낙희가 말하기를, “이번에 진동창의사(鎭東倡儀士)와 김창수(金昌守)가 해주땅에 있어 각 군(郡)의 산포(山砲)를 불러 모으는데, 창수의 종조(從祖)인 김재희(金在喜)는 대곡산포(大曲山砲)를 일으켜서 본읍의 조우(棗隅)로 오고, 나는 신화방의 산포와 민인(民人)을 불러모아 재희가 인솔해온 산포와 합세해서 본군에 바로 들어가 군수(郡守)와 관속(官屬)을 도륙할 것이다. 그리고 해주진동창의소(海州鎭東倡義所)로 가서 각 군의 산포를 모두 모아 해주부를 소탕하고, 청나라로 가서 마대인(馬大人)과 합세하여 우리나라 도성(都城)을 소탕하면 도모한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따르지 않으면 후환이 있을듯하여 낙희를 따라 빈양(彬陽)과 가노락(柯老樂)의 동민을 선동한 뒤에 사랑동(舍郞洞)과 내동(內洞)에 갔더니 그 동(洞)의 두민(頭民)과 백성들이 낙희를 결박하여 마구 때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집에 돌아왔습니다. 분명하게 조사하여 처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