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問) : 너는 이태용(李泰容)과 박준양(朴準陽)을 알고 있는가?
공(供) : 모두 모릅니다.
문(問) : 9월 4일 밤에 너를 조사한 관원이 참고하여 물었다고 하는 자는 누구인가?
공(供) : 이태용과 박준양이 그것을 안다고 하였습니다.
문(問) : 서로 관계가 있다고 한 것은 어떤 것인가?
공(供) : 서로 관계가 있다고 한 것은 동학당의 일입니다.
문(問) : 누가 동학배를 불러들였는가?
공(供) : 이준용(李埈鎔)으로부터 부르는 말과 아울러 대원군의 분부가 있었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문(問) : 그것이 대원군의 분부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공(供) : 박동진(朴東鎭)에게 그것이 대원군의 분부라는 것을 들었기 때문에 알았을 뿐입니다.
문(問) : 대원군과 이준용이 동학당을 부르는 일에 이태용과 박준양이 그 사이에서 서로 무슨 관련이 있었는가?
공(供) : 함께 도모하고 주선하는 사람이라고 했을 뿐입니다.
문(問) : 그렇다면 대원군과 이준용이 동학당을 불러오는 일을 이태용과 박준양이 함께 도모했는가?
공(供) : 그렇습니다.
문(問) : 어떻게 그것을 알았는가?
공(供) : 박동진에게 들어서 알았습니다.
문(問) : 이태용과 박준양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공(供) : 애초에 서로 알지 못하는데다가 갇힌 지 1달이 되어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를 모릅니다.
문(問) : 네가 그 얘기를 들었을 때에 어디에 있었는가?
공(供) : 그 때에는 서울에 있었는데, 이태용은 도헌(都憲), 의정부 도찰원의 벼슬에, 박준양은 승지(承旨)였습니다.
문(問) : 아까 네가 말하기를, “대원군과 이준용이 동학당을 불러오는 일을 이태용과 박준양이 공모하였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너는 어떻게 그들이 함께 일을 모의하고 주선한 낌새를 알았는가?
공(供) : 처음에 모의하는 것은 듣지 못했습니다.
문(問) : 대원군과 이준용이 동학당을 부를 때에 함께 도모한 사람들은 반드시 위의 몇 사람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나머지 사람들을 너는 상세하게 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供) : 정인덕(鄭寅德)과 박세강(朴世綱) 및 위의 이태용와 박준양 3사람 이외에는 애초에 모릅니다.
문(問) : 박세강도 대원군의 분부로 서로 관계를 했는가? 아니면 이준용의 지휘로 관계를 했는가?
공(供) : 대원군의 분부라고 하여 전라도에 갔을 뿐입니다.
문(問) : 어떻게 대원군의 분부로 전라도에 갔다는 것을 아는가?
공(供) : 박동진은 호서(湖西)의 비도(匪徒)를, 박세강은 호남의 비도를 불러모으러 갔습니다. 박동진은 이준용의 지휘를, 박세강은 대원군의 분부를 받았다고 합니다. 박(朴) 두 사람은 서로 성기(聲氣)가 통했기 때문에 박동진이 저에게 말했을 뿐입니다.
문(問) : 이준필(李駿弼)은 대원군이 동학당을 불러오는 일에 혹시 관련이 있는가?
공(供) : 이것은 애초에 모르는 일입니다.
문(問) : 나주사(羅州事)를 너는 혹시 알고 있는가?
공(供) : 다만 그 사람의 호가 성산(星山)이라는 것은 들었으나 그 사람은 애초에 모릅니다.
문(問) : 나주사는 어디로 갔는가?
공(供) : 전라도로 갔다고 들었습니다.
문(問) : 너는 혹시 임진수(林璡洙)를 알고 있는가?
공(供) : 임진수가 편지를 가지고 떠났다는 소식은 들었으나 그 사람은 모릅니다.
문(問) : 그 사람이 누구의 편지를 가지고 어디로 갔는가?
공(供) : 8월 24일에 정인덕과 이준용의 편지를 가지고 박동진에게 갔을 뿐입니다.
문(問) : 그것은 동학을 불러모으라는 편지인가?
공(供) : 그렇습니다.
문(問) : 누구에게 들어서 그것을 알았는가?
공(供) : 정인덕에게 들어 알았을 뿐입니다.
문(問) : 임진수는 어디에 살고 있는가?
공(供) : 정동(貞洞)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문(問) : 너는 김명호(金明鎬)를 알고 있는가?
공(供) : 알고 있습니다.
문(問) : 그 사람은 동학과 관계가 있는가?
공(供) : 그 사람이 동학을 선무(宣撫)하는 일로 호중(湖中)으로 갔다고 들었습니다.
문(問) : 어디에 갔는가?
공(供) : 충청도에 갔다고 들었으나 자세하게 모릅니다.
문(問) : 그 사람은 누구의 분부로 갔는가?
공(供) : 그것도 상세하게 알지 못합니다.
문(問) : 너는 이교리(李校理)를 알고 있는가?
공(供) : 이교리는 그 이름을 모르기 때문에 자세하게 알지 못합니다.
문(問) : 대원군과 이준용이 각 처의 동학을 불러와서 장차 어떻게 하려고 했는지 너는 알고 있는가?
공(供) : 공초(供招)에 있는 것처럼 조정을 깨끗이 쓸어 없애고 일본군을 물리쳐서 나라를 맡을 사람을 따로 세운다고 하였습니다.
문(問) : [편지 한 장을 보여주며] 이 편지는 네가 본적이 있을 터인데, 누구의 편지인가?
공(供) : 이 편지는 제가 본 적이 없으나, 바로 정인덕의 편지인 듯 싶습니다. 그 편지에서 학천(學川)은 바로 임진수의 호이고, 수봉(壽峰)은 바로 박동진의 호입니다.
문(問) : [다시 편지 한 장을 보여주며] 이것도 정인덕의 편지인가?
공(供) : 이 글씨와 이 글도 바로 정인덕의 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