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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료

사람이 하늘이 되고 하늘이 사람이 되는 살맛나는 세상
이준용 공초 李埈鎔供草
  • 기사명
    개국 504년 을미(乙未), 1895년 3월 29일 죄인 이준용의 3차 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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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짜
    음력 1895년 03월 29일
일러두기

개국 504년 을미(乙未), 1895년 3월 29일 죄인 이준용의 3차 문목 [開國 五百四年 乙未年 三月 二十九日 罪人 李埈鎔 三次 問目]

문(問) : 너는 서병선(徐丙善)과 서로 알고 있는가?

공(供) : 알고 있습니다.

문(問) : 언제부터 알고 있는가?

공(供) : 정해(丁亥), 1887년년부터 그를 알고 있습니다.

문(問) : 서병선과 친숙한가?

공(供) : 친숙합니다.

문(問) : 지난해 7월 15일에 서병선이 너에게 와서 관계단절을 알리는 편지를 요청하지 않았는가?

공(供) : 그날 비록 편지를 주었으나, 관계를 단절한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문(問) : 서병선이 너에게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편지가 지금 여기에 있는데, 보지 않겠는가?

공(供) : 보기를 원합니다.

문(問) :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편지를 내어보이며] 이것이 너의 친필인가?

공(供) : 친필입니다.

문(問) : 그렇다면 이것은 서병선이 너에게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편지가 아닌가?

공(供) : 이것은 서병선과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제 편지가 아니라, 바로 서병선이 혹시 저에게 관계를 단절당할 것을 걱정했기 때문에 서병선이 이 편지를 저에게 여러번 간청하여 제가 서병선과 관계를 단절하지 않겠다는 것을 맹세한 것입니다.

문(問) : 그렇다면 너는 평소에 친숙한 자에게 모두 이러한 편지를 주었는가?

공(供) : 아닙니다.

문(問) : 그렇다면 너는 서병선에게만 이 편지를 준 것은 무엇 때문인가?

공(供) : 지난 해 7월 15일 저녁에 서병선이 저에게 와서 말하기를, “당신이 일당(日黨)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얼마나 패악스런 일입니까? 저 일본이 비록 당장엔 우리를 괴롭힐지라도, 혹시 청병(淸兵)이 오게 된다면 일본은 저절로 물러가서 일본의 자취는 봄의 눈과 다름이 없이 반드시 사라질 것입니다. 지난번 밖의 여론을 들었는데, 당신이 궐내 승광문(承光門) 너머 방(房), 함화당에 있을 적에 곤전(坤殿), 내전에서 유길준(兪吉濬)・박준양(朴準陽)・이태용(李泰容)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 방(房), 내전에서 영감을 매우 비웃었다고 합니다. 이 어찌 당신이 편안히 여길 수 있는 것이겠습니까? 군국기무처(軍國機務處)라고 하는 것은 헛되이 만든 하나의 기구에 불과하니 그대는 깊이 헤아려서 일본인에게 속지 마십시오”라고 하기에, 제가 말하기를, “이게 무슨 말인가? 나는 청(淸)이나 일본에 대해 애초에 편당(偏黨)의 견해가 없는데, 어찌하여 일당(日黨)으로 지목하는가? 너는 이와 같은 얘기를 함부로 세상에 퍼뜨려서 사람들의 마음을 미혹하게 해서는 아니된다. 만약 네가 내말을 따르지 않는다면 나는 이 얘기를 유(兪), 유길준・박(朴), 박준양・이(李), 이태용 3명에게 말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문(問) : 이처럼 질책했다면 그 다음 서병선은 너에게 무슨 얘기를 했는가?

공(供) : 서병선이 일단 이 얘기를 듣고 어린애처럼 눈물을 흘리며 말하기를, “당신이 이 말을 퍼뜨린다면 박(朴), 박준양과 유(兪), 유길준는 비록 반드시 혐의를 갖지 않더라도 이태용의 경우에는 분명히 나를 원수로 볼 것입니다. 당신께서 이태용에게 이 얘기를 전하지 않는다고 맹서하는 글을 지어 주신 뒤에야 제가 안심할 것입니다”라고 하기에, 제가 한번 붓을 들어 적어 준 것입니다.

문(問) : 한기석(韓祈錫)의 공초에 왕사(王事)를 임시로 대행(代行)한다는 얘기는 실제로 모르는 것인가?

공(供) : 한기석과 대질(對質)한다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문(問) : 대질한 뒤에 한기석이 분명히 이런 얘기를 한다면 너는 어떻게 변명하겠는가?

공(供) : 한기석과 대질한다면 한기석은 반드시 말문이 막히는 단서가 있을 것입니다.

문(問) : 너는 어떻게 한기석이 말문이 막히리라는 것을 미리 짐작하는가?

공(供) : 저는 한기석과 애초에 이런 얘기를 나눈 적이 없었는데, 대질하는 마당에 그가 어찌 말문이 막히는 데에 이르지 않겠습니까?

문(問) : 지금 고종주(高宗柱)와 한기석(韓祈錫)의 공초에 따르면 네가 죄를 지은 사정이 현저한데도 여전히 발뺌을 하는 것은 어찌 죄에 죄를 더하는 게 아니겠는가?

공(供) : 저는 여기서 죽을 뿐입니다. 여러 차례 명백하게 죄가 없음을 말씀드렸으나, 끝내 죄안(罪案)의 확실한 근거를 지적하지 않고 사지(死地)에 억지로 빠뜨리려고 하니 이것이 어찌 법을 만든 뜻이겠는가? 저 한 사람이 사지에 빠진다면 부강(富强)한 자들의 술책이[富强之術] 갑자기 일시에 효력을 보겠습니까? 죽으면 죽었지 나머지는 모두 진술할 필요가 없습니다.

문(問) : 너는 고종주와 한기석의 공초에서 적은 사정이 확실한데, 이것이 네가 죄를 범한 것이 아닌가?

공(供) : 저는 죽으면 죽을 뿐입니다. 만약에 없는 것을 있게 하고 하지 않은 일을 스스로 떠맡는다면 비록 살더라도 죽은 것만 같지 못할 것입니다. 비록 죽더라도 하지 않은 일을 떠맡지 않는다면 죽어도 오히려 산 것보다 영광스럽습니다.

문(問) : 너는 정녕코 죄를 범한 것이 없는가?

공(供) : 지난번 공초 이외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사룀

재판소(裁判所)

협판(協辦) 이재정(李在正)

참의(參議) 장박(張博)

주사(主事) 기동연(奇東衍)

주사(主事) 이희덕(李熙悳)

주사(主事) 정훈교(鄭勳敎)

주석
일당(日黨) 일본을 추종하는 세력
승광문(承光門) 경복궁 함화당(咸和堂)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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